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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의전? 과잉 취재?…법무부 '황제 의전' 논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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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언론의 과잉 취재로 인해 벌어진 상황이라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반면 법무부 직원이 보좌진이 무릎을 꿇도록 유도했다는 상반된 지적도 제기됐다. 강 차관의 브리핑과 의전 상황을 담은 영상을 토대로 당시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되짚어 보자.
강 차관은 앞서 27일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한국 협력 아프간인 정착 지원 브리핑'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브리핑 원고가 젖을 정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누군가 우산을 받쳐주지 않으면 브리핑 진행이 힘든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차관 수행비서가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우산을 받치는 장면이 포착돼 황제 의전 논란으로 번졌다.
수행비서는 처음에는 강 차관 옆에서 쭈그린 채 우산을 들었다. 그러자 촬영·사진 기자들은 보좌진의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며 "뒤로 가세요"라고 요구했다. 수행비서는 이에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면서 우산을 들었다. 그러나 촬영·사진기자 중 일부가 "더 앉으세요"라고 소리쳤다. 수행비서는 이에 몸을 더 숙이며 기마 자세로 힘겹게 앉았다.
브리핑은 10분 넘게 진행됐는데, 수행비서는 이 자세로 우산을 높이 들고 있던 터라 팔을 떨 정도로 힘들어했다. 이 상태로 계속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무릎을 꿇었다.
법무부는 "수행비서가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당시 상황을 보면 상사의 지시로 기마 자세를 취한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수행비서 옆에 있던 상사는 수행비서의 팔을 잡고 끌어내렸다. 또 수행비서의 손을 가리키며 "이거 안 나오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행비서는 이후 팔이 나오지 않도록 무릎을 꿇었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나쁜 손'이라고 이름붙이는 이들도 있다.
강 차관이 이때 뒤를 돌아봤는데, 불편한 자세로 있는 수행비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판단했는지 몸을 앞으로 돌려 브리핑을 진행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현장에서 비가 많이 왔고 방송 촬영 중이라 취재진이 차관 뒤에 선 직원에게 몸을 숙여 달라고 요청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한 설명이었다.
그러나 대변인은 "직원이 처음에는 기마자세로 있다가 브리핑이 10여 분이 진행되자 자세가 불편해지니 스스로 무릎을 꿇게 됐다. 지시나 지침에 따른 행동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발적 행동이었다는 대변인의 해명이 틀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강 차관은 "저 자신부터 제 주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도록 거듭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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