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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정부' 약속했던 탈레반, "아프간 내 민족 지도자 모두 아우르겠다"

입력
2021.08.28 16:28
수정
2021.08.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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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관계자 알자지라 인터뷰
"최고 지도자 회의도 소집"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 거리를 막아서고 검문을 하고 있다. 카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 거리를 막아서고 검문을 하고 있다. 카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하면서 포용적 정부 구성을 선언했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현지의 전 민족을 아우르는 과도정부 설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간에는 인구 수 4,000만 명의 과반을 차지하는 민족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민족 분포가 복잡하다. 전 민족을 포함한 과도정부 설립은 아프간 전역의 지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결정이나 해당 정부의 운영 기간은 현재로서 불분명하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은 27일(현지시간)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과도 정부에는 모든 인종과 부족 지도자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15일 수도 카불까지 점령한 탈레반은 20년 전 집권 당시와 다르게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 계획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 (핵심) 인사로 거의 12명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타지크족, 우즈벡족 지도자 등이 포함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은 파슈툰(42%) 외에 타지크(27%), 하자라(9%), 우즈베크(9%) 등 여러 종족으로 이뤄져 있다. 탈레반의 세력 기반인 파슈툰족은 이슬람 수니파 공동체로 18세기부터 아프간 정치를 지배해 왔다.

탈레반은 차기 정부의 형태를 결정하고 장관을 지명하기 위해 최고지도부회의도 소집했다. 사법, 치안, 국방, 외교, 재무, 정보 등을 담당하는 주요 부처의 수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탈레반의 실질적인 지도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현재 카불을 지키고 있고, 물라 무하마드 야쿱 군 총사령관이 정부 구성 협의를 위해 남부 칸다하르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이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 등 정부 측 인사도 (정부 구성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탈레반과 회담을 가진 전 정부 인사들의 합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탈레반은 또 과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식 국호)를 이끌 '아미르-울 모미닌'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르-울 모미닌은 신자들의 사령관이라는 뜻으로 탈레반 창설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등에 부여된 호칭이다.

소식통은 또 "보건·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여성이 여러 정부기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패를 막기 위한 특별 법원도 지방 단위에서 세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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