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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나선 윤희숙 "무혐의 나오면 이재명 사퇴하라"

입력
2021.08.27 21:00
수정
2021.08.27 22: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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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농지법 위반 가능성은 시인??
가족의 조직적 투기엔 "사실무근"

부동산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뉴스1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제기한 부친의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농사가 아닌 투자 목적의 토지 구입'이라는 의혹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시 내부 정보를 활용했다는 등의 투기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여권에 겨눴다. 투기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무혐의가 밝혀지면 모두 사퇴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권익위의 조사 목적과 민주당 대응이 '정치 공세'라는 주장을 부각하려는 의도에서다. 수사기관이 진실을 가리기 전까지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친 편지 읽으며 울먹인 윤희숙

윤 의원은 이날 해명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지난 25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당시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기 위해 2016년 세종시의 농지를 샀다"고 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언론 보도를 보니 내가 아버지를 너무 몰랐다"며 부친의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은 인정했다.

윤 의원은 "문제된 농지의 이익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취지의 부친의 자필 편지를 직접 읽어내려갔다. 중간에 감정이 복받친 듯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사태 이후 부친과 통화를 한 적이 없고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른다"며 자신과 무관한 일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후 TV조선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농지법 위반을 의도적으로 한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내부정부 이용 아니다" 조목조목 반박

가족의 조직적 투기 가능성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당시 내부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를 활용해 부친이 땅을 구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는 "별도 조직의 예비타당성 조사 정보에 접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윤 의원은 "국가산업단지 예타는 신도시처럼 비밀스럽게 수립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당시 세종시가 지역구였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국가산단을 추진하면서 홍보할 만큼 비공개 사업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번 의혹을 직접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다만 투기가 아니라서 실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자신했다. 그는 TV조선 인터뷰에서 "얼토당토한 상황이라 내사 다음단계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공작이 있으면 모르지만 문제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재명 겨냥해 "마타도어"

그러면서 기자회견의 상당 시간을 민주당의 '내로남불 지적'에 할애했다. 그는 "적어도 부끄러움은 아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하는데, 죄가 많고 염치는 없는 이들에 의한 흠집내기가 상상을 초월했다"며 자신이 여권으로부터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거짓 선동'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권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캠프의 우원식·김남국 의원을 콕 집어 비판하면서 "제 무혐의가 밝혀지면, 캠프의 우두머리인 이 지사도 대선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여공세' 선봉에 선 윤희숙, 왜?

의혹 제기 후 두문불출하던 그가 '대여공세'에 나서는 초강수를 둔 것은 국면 전환의 의도가 크다. 여당의 의혹 제기에 침묵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자신에게 '내로남불' 프레임이 적용될 수 있어서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죄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57명은 이날 "윤 의원의 진실을 믿는다. 민주당의 근거없는 모함, 허위 비방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도 "초선 의원들과 행동의 결을 비슷하게 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의원 개인의 투기 의혹을 둘러싼 진위 공방이 여야 전면전으로 확산될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의혹 해명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여당의 공세만 자극했다"며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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