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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훈련인가”…中, 쿼드 군사훈련에 어깃장

입력
2021.08.27 14:36
수정
2021.08.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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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4개국 괌 인근서 군사훈련 돌입
"美 무기력, 日 총알받이, 호주 앞잡이"?
中 "맞설 배짱 없고 준비도 안돼" 혹평

중국을 겨냥한 안보협의체 쿼드 4개국의 항공모함과 함정들이 지난해 11월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서 말라바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군 전투기들이 훈련에 참가한 항공모함의 갑판에 기착하는 모습. 아라비아해=AFP 연합뉴스

중국을 겨냥한 안보협의체 쿼드 4개국의 항공모함과 함정들이 지난해 11월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서 말라바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군 전투기들이 훈련에 참가한 항공모함의 갑판에 기착하는 모습. 아라비아해=AFP 연합뉴스


중국이 가장 마뜩잖은 군사훈련이 시작됐다. 안보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인 미국, 인도, 호주, 일본이 ‘말라바르’ 훈련에 나섰다. 중국은 “값비싼 쇼”라고 폄하하며 미국과 동맹국의 단일대오에 어깃장을 놨다.

이번 훈련은 26일부터 괌 인근 해상에서 진행 중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전초기지인 괌에서 실시하는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르면 9월 성사될 쿼드 대면 정상회의를 앞두고 결속력과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말라바르 훈련은 1992년 미국과 인도 양국을 시작으로 2015년 일본, 지난해 호주가 가세해 규모를 키웠다. 따라서 올해 비로소 중국을 겨냥한 쿼드 회원국의 군사훈련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중국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반발했다. “관객이 외면하는데도 스스로 위안을 삼으려는 공연에 불과하다”며 “케케묵은 허세를 집어치우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27일 “이들 4개국은 중국과 사투를 벌일 배짱도 없고 준비도 돼 있지 않다”면서 “안보문제에서 중국이 감내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면 가차없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중국은 쿼드 회원국을 차례로 거명하며 혹평을 쏟아냈다. △미국은 무기력한 패권국 △일본은 미국의 총알받이 △호주는 미국의 앞잡이라고 싸잡아 지적했다. 인도를 향해서는 “지난해 중국과 국경 유혈충돌로 호된 교훈을 얻지 않았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조 바이든(맨 왼쪽) 미국 대통령이 3월 백악관에서 일본, 인도, 호주와 화상으로 쿼드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맨 왼쪽) 미국 대통령이 3월 백악관에서 일본, 인도, 호주와 화상으로 쿼드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을 자극하는 건 쿼드 군사훈련뿐만 아니다. 지난달 29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한 일본, 미국, 대만의 유력 국회의원들이 전략대화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대만과 일본의 집권 여당은 중국의 침략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양자 안보회담을 열었다. 미국과 일본이 아직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대만과의 정부간 회의나 마찬가지다.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대만이 이처럼 주변국과 손잡고 안보협력체를 가동하는 건 전례가 없다. 존 아킬리노 인도·태평양군 사령관은 25일 인도를 방문해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로 재래식 전력과 핵 군사력을 결집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불어넣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1일 공산당 100주년 연설에서 “대만의 독립 계략을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며 “조국 통일은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임무이자 중화민족의 염원”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17일 대만 인근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합동 실탄 공격훈련에 나서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보란 듯 대만을 고리로 대중 압박수위를 높이며 맞서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대만 문제로 위험을 감수하는 건 전쟁도발이나 다름없다”며 “대만을 끌어들여 장난치다간 말로가 비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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