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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에 숨진 딸' 얼굴·이름 공개한 어머니..."데이트 폭력? 살인"

입력
2021.08.27 08:02
수정
2021.08.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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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글 올린 황예진씨 어머니
SBS 뉴스 통해 황씨 사망 관련 CCTV 영상 공개

남자친구 A씨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알려진 황예진(왼쪽)씨.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황씨를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있는 A씨의 모습. SBS 8 뉴스 화면 캡처

남자친구 A씨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알려진 황예진(왼쪽)씨.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황씨를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있는 A씨의 모습. SBS 8 뉴스 화면 캡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20대 딸이 숨졌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던 어머니가 결국 방송 뉴스를 통해 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방송된 SBS '8 뉴스'에서는 남자친구 A씨의 폭행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를 공개했다. CCTV에 따르면 A씨가 여자친구 황예진씨를 벽에 수차례 밀쳤고, 황씨는 맥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후 황씨는 정신을 차려 A씨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CCTV에 잡힌 건 A씨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진 황씨를 질질 끌며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장면이었다.

A씨는 직접 119에도 신고했다. SBS를 통해 공개된 119 상황실 신고 녹취록에서 A씨는 "(황씨의) 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찍었는데 얘가 술을 너무 마셔가지고 기절을 했다.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말했다.

이후 황씨의 부모는 혼수 상태로 누워 있는 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됐다. 어렵사리 바늘 구멍을 뚫고 취업한 대견한 딸을 병원 응급실에서 보게 된 것이다.


SBS 8 뉴스 화면 캡처

SBS 8 뉴스 화면 캡처

유족은 건물 안에서 추가 폭행이 있었고, 이로 인해 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17일 사망한 황씨는 추가 폭행으로 입술이 붓고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했다고 유족은 주장하고 있다.

황씨의 어머니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딸) 아이가 뇌출혈로 심장 정지가 돼서 산소가 안 들어가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의사가)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도주 가능성이 낮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 살인의 고의성을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며 상해치사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SBS는 전했다.

유족은 폭행과 사망 간 인과관계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사망 신고까지 미루며 살인죄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SBS 8 뉴스 화면 캡처

SBS 8 뉴스 화면 캡처

황씨의 어머니는 "그냥 연애하다가 싸워서 폭행당해 사망했다?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저희는 이건 살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황씨의 어머니는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을 통해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며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황씨의 어머니는 청원 글에서 "가해자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음에도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며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 딸은 너무나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다"며 "부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시고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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