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조력자 도착에 "어린이 돕자" "더 이상 안 돼" 환영과 걱정 교차

입력
2021.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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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아프간인 378명 한국 도착?
누리꾼들 "할랄 음식 준비 등 도울 방법 찾아보자"
공군 수송기 귀국 편명 '아르고'도 화제
"나중에 바깥으로 나가게 해도 되나" 우려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8 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8 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2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를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78명이 한국에 도착한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환영과 걱정이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아프간인의 도착을 환영하는 게시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아프간인을 돕겠다며 모금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378명 가운데 100여 명이 5세 이하, 절반가량이 10세 이하 어린이"라는 정부 설명에 착안해 "간식과 마스크를 보내자"고 제안하며 온라인 모금을 벌였다. 특히 이들이 무슬림이라는 점을 감안해 할랄 음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제안도 했다.

할랄(Halal)의 사전적 의미는 이슬람법(Shariah)에 따라 '허용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슬람법에서 '금지되는 것'은 하람(Haram)이라고 한다.

모든 종류의 채소, 과일, 곡류 등 비(非) 육류성 식품과 모든 종류의 해산물은 할랄이며 육류는 주로 양, 소, 닭 등 허용된 고기로 한정되며 '신의 이름으로'이라는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하는 등 할랄에서 허용된 방법으로 도축된 것만 할랄 식품으로 인정되고 있다. 과자, 빵이나 주스 등 가공식품도 돼지나 알코올 성분이 없어야 한다.



아프간인이 탑승한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의 비행 중 항적. 항공기 위치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 캡처

아프간인이 탑승한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의 비행 중 항적. 항공기 위치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 캡처

누리꾼들은 아프간인 378명을 태운 군 수송기가 도착하기에 앞서 수송기가 잘 오고 있는지 알기 위해 항공기 위치 추적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이 수송기의 항적에 주목하기도 했다. 항공기는 극비 상황이 아니면 교통 관제를 돕고 항공기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트랜스폰더로 통신하는데 여기서 나온 신호를 바탕으로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귀국 비행 편명이 ARGO-335로 설정된 것도 화제였다. '아르고(Argo)'는 1979년 이란에서 미국 외교관 6명을 탈출시키는 작전을 다룬 2012년 영화의 이름이다. 아르고라는 이름은 당시 구출 공작원들이 이란에 온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로 위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영화의 이름이기도 하다.

전날 카불 공항을 벗어난 아프간인 391명 가운데 378명을 태우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는 공군 공중급유수송기 KC-330 2호기다. 공군에는 동일한 기체가 총 4대 있는데, 그중 1호기는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 작전에도 참여했다.


"신원 확실한 거냐" "일정 기간 머물다 돌아가게 하자" 의견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반면 '무슬림 난민'에 대한 반감이 강한 누리꾼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해당 뉴스를 다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더 이상 무슬림 난민을 데려오지 말라" "난리통에 급히 데려왔는데 신원이 확실한지 의문스럽다" "일정 기간 머물다가 돌아가게 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에도 "아프간 난민 한국 입국을 반대한다" 등의 청원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당장 아프간인이 머무르게 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있는 충북 도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주로 지역 주부들이 이용하는 카페에서는 "외출이 허용되는 것이냐. 여성과 아이들이 걱정"이라며 불만을 표시하는 여론이 만들어졌다. 반면 다른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어린 아이들은 무슨 죄냐"며 "난민은 반대지만 한국 문화를 잘 아는 현지 조력자라면 받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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