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1사1산 가꾸기' 정신, 'A급' ESG 경영으로 발전

입력
2021.08.29 15:00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사업부터
전기화물차·페트병 유니폼 지급까지
지주사부터 주요 계열사 ESG통합 'A등급'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1973년 CJ그룹의 전신 제일제당의 임원들이 모여 경영혁신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창업 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에 따라 ESG 경영이 비재무적 성과 지표로 부상하기 이전부터 윤리경영이라는 이름으로 ESG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 왔다. CJ그룹 제공

1990년 6월 CJ그룹의 전신 제일제당의 임직원 수십 명이 작은 모종삽을 하나씩 들고 서울 관악산에 올랐다. 산 중턱 듬성듬성 비어 있는 공간에 나무를 심기 위해서였다. 몇 시간에 걸쳐 나무를 심고 하산할 때도 이들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등산로와 계곡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 담는 정화활동을 이어갔다.

이는 제일제당이 사업장 인근 지역 자연환경을 돌보고 정화하자는 취지로 국내 최초로 추진한 '1사1산'(一社一山) 가꾸기' 캠페인이다.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을 식품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하에 관악산을 시작으로 전국의 사업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제일제당만의 대외홍보용 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정부가 독려하고 나서면서 삼성전자, 두산그룹 등 다른 대기업이 동참했고 일반 가정에서도 참여하며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장됐다.

1사1산 가꾸기 같은 환경정화 활동은 오늘날 기술을 기반으로 한 CJ그룹의 친환경 소재 사업과 물류·배송 혁신으로 발전했다. 또한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활동으로 소비자의 동참을 이끌어 낸 값진 경험은 CJ그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당장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아도 긴 호흡을 갖고 지속가능경영으로 ESG 전략을 체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바다에서 90% 생분해…PHA 포장재 혁신

PHA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 CJ제일제당 제공

2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지난해 지주사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등 주요 계열사가 ESG통합 A등급을 받았다. 특히 CJ제일제당은 KCGS로부터 4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료품 분야에 6년 연속 등재됐다.

1960년대부터 그린바이오 사업에 투자한 CJ제일제당은 2016년 '지속가능 패키징' 정책을 수립하고 화이트바이오 사업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5, 6년간 투자한 사업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 PHA(Polyhydroxyalkanoate) 생산 기술을 확보해 지난 2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공신력 있는 친환경 인증인 'TUV 생분해 인증'을 취득했다. CJ제일제당은 PHA가 토양과 바다 등의 환경에서 90% 이상 분해된다고 설명한다.

PHA 소재는 국내에서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부터 '행복한콩 두부' 묶음제품에 PHA 소재를 활용한 투명 비닐을 포장재로 적용해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점차 적용 제품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PHA 소재를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에 5,000톤 규모의 전용 생산라인을 갖춰 대량생산에 나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 등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5,000톤 이상 선주문을 하는 등 해외시장의 관심도 뜨겁다"라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방법도 고민해왔고,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다. 2019년 친환경 포장 설계(Redesign), 재생 가능한 소재 사용(Recycle), 자연 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Recover) 등 '3R 패키징 정책'을 앞세워 즉석밥 '햇반'의 용기 구조를 변경한 것도 그중 하나다. 그해에는 100% 물로 만든 보냉재를 사용해 약 551톤의 플라스틱 원료를 절감하기도 했다.

택배차는 전기차, 유니폼은 폐페트병으로

CJ대한통운이 지난해부터 사용을 확대 중인 친환경 전기화물차. 올해 안에 총 34대를 운영할 방침이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업계 처음으로 군포와 울산에 2대씩 친환경 전기화물차를 투입했고 올해 안에 총 34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점진적으로 친환경 화물차를 늘려 오는 2030년까지 보유·임차하고 있는 택배 차량 1,600대를 전기 또는 수소차로 모두 전환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친환경 물류 현장을 조성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폐페트병 2만8,000개를 재활용해 만든 택배기사용 '에코플러스 유니폼' 2,000벌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이산화탄소 1,680㎏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CJ ENM 커머스 부문은 2017년 7월 업계 최초로 비닐 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재와 친환경 보냉 패키지, 종이 행거 박스를 도입했다. 다음 달부터는 직매입 상품 포장재를 친환경 종이테이프로 교체해 올해 안에 100% 전환 완료할 계획이다. 식자재 사업을 하는 CJ프레시웨이는 올해 단체급식장에 공급하는 식자재 배송 횟수 최적화, 저탄소 및 비건 메뉴 운영, 일회용품 사용절감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그린 저니'(Green Journ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ESG위원회로 ESG체계화…중장기 방향성 설정

서울 중구 소월로에 있는 CJ그룹 지주사 사옥 'CJ 더 센터' 전경. CJ그룹 제공

CJ그룹은 올해 ESG 경영을 체계화하기 위한 ESG 거버넌스 구축에도 돌입했다. 지난 5월 지주사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 주요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ESG위원회는 ESG 전략과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지주사는 김홍기 대표와 사외이사 2명 등 총 3명으로 구성되며 임원 2명이 간사로 참여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지주사 및 계열사가 ESG 경영 체계를 안정적으로 확립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 방향성을 잡고 진정성 있는 실천을 통해 미래 지속가능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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