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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절차적 정당성 양념 ②필리버스터 물타기... 與 '전원위원회'의 용도

입력
2021.08.26 1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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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워크숍서 "국민과 소통" 속도조절론 제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앞줄 오른쪽) 대표와 윤호중(앞줄 왼쪽) 원내대표 등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앞줄 오른쪽) 대표와 윤호중(앞줄 왼쪽) 원내대표 등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언론중재법의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 법안 완성도를 높이겠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전원위원회 소집 방침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야당은 물론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등이 '언론재갈법'이라고 반발하는 언론중재법에 대한 숙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을 의식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오는 30일 본회의에 상정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들자, 민주당이 국회의원 모두 한자리에 모여 '끝장 토론'을 하자고 맞불을 놓은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속내는 따로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입법 독주' 마지막에 여론전 나서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7월 27일)→안건조정위원회(8월 18일)→문체위 전체회의(8월 19일)→법제사법위원회(8월 25일) 등 법안 심사의 전 과정에서 야당을 배제하고 법안을 일방 처리해 왔다.

견해 차가 큰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한 안건조정위에서도 범여권 인사인 김의겸 열린우리당 의원을 야당 몫으로 배정하는 '꼼수'를 썼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절차인 안건조정위마저 무력화시킨 민주당이 전원위를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포석은 복합적이다. 우선 언론중재법 처리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차원의 여론전 측면이 크다. 입법 독주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전원위를 통해 야당과의 합의를 시도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위헌 소지 등 야당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으면 전원위라는 공개 토론의 장에서 피력하면 된다"면서도 "'가짜뉴스 피해 구제'라는 개정안의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원위 소집 시 필리버스터 시간도 축소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키는 의도도 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방침에도, 필리버스터가 가능한 시간은 제한적이다. 본회의가 열리는 30일부터 8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31일까지 이틀 정도에 불과하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종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원위가 열리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 전원위에서는 상임위를 통과한 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의결할 수 있는데, 여야가 수정안을 도출한다면 전원위 의결 절차를 마무리해야 본회의가 열린다. 필리버스터는 본회의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본회의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수 야당이 다수당을 견제하는 필리버스터 등의 합법적 권리를 방해하는 민주당의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처리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표결을 통해 강제 종결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의결 지연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與 의원들도 '강행 처리' 신중론 확산

한편, 이날 민주당 의원워크숍에서는 전날 잠잠했던 의원총회와 달리 강행 처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그간 공개적으로 반대 또는 신중론 입장을 펴온 박용진, 조응천, 오기형 의원 외에 노웅래, 박재호 의원 등이 가세한 것이다.

박 의원은 "국민과 소통하며 나아가야 한다"며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고 한다. 이들은 법안 취지에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처리 절차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당내 미디어특위와 법사위, 문체위를 중심으로 한 연석회의를 열고 개정안 처리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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