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우산' 1회 탄소 배출 692g 줄어... 우산, 빌려 쓸 수 없나요

입력
2021.08.31 14:00
일본은 지하철역 등에서 700원에 우산 대여
국내는 일부 지자체 서비스에 그쳐 , 편의성 부족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변화로 여름 외에도 우기가 찾아온 듯한 날들이 많다. 갑작스러운 비에, 두고온 우산이 아쉽다. 집에 우산이 쌓여 있건만, 근처 가게에 들러 또 사야 한다. 그만큼 폐기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지하철 역사 등에서 우산을 대여하는 서비스가 자리를 잡았다. '공유 우산' 1회 이용에 약 692g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에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우선 대여를 하고 있지만, 편의성 등에서 미흡하다. 우산을 알뜰하게 쓰는 법, 우리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지난달 21일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비를 피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국내 한 해 우산 소비 5,000만 개...일본은 대여 서비스 정착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한 해 평균 우산 출하액(공장에서 소매점으로 판매된 액수)은 198억4,800만 원이고 도매가격 기준으로 했을 때, 661만6,000개 정도다. 지난해 수입량은 약 4,664만3,000달러(약 543억3,000만 원)인데, 값싼 중국산이 많아 개당 1,500원꼴로 계산된다. 약 3,622만 개다. 이 밖에 재고나 정식 세관에 등록되지 않은 수입품들을 합치면 '한 해 우산 판매량은 국민 수만큼'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폐기물도 그에 상응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산은 비닐·천·고철·플라스틱 등으로 이뤄져 재활용을 하려면 소재별로 분리해야 해, 분리배출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아이카사의 우산 비치대(왼쪽 사진)와 일본 도쿄 내 비치대 위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오른쪽). 아이카사 제공

일본에서는 우산 공유 서비스를 안착시켰다. 일본의 정보통신(IT) 업체 네이처 이노베이션 그룹은 2018년부터 도쿄와 후쿠오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산 공유 서비스 ‘아이카사’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는 “일본의 연간 우산 사용량은 약 1억3,000만 개에 달하며 그중 8,000만 개(약 61.5%)가 땅에 묻힌다”며 “지구 환경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유 우산을 이용하면 1회 약 692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식은 한국의 공공 자전거 사용법과 유사하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24시간 약 70엔(약 700원)을 지불하고 비치대에서 우산을 대여받는다. 이후 원하는 지역의 비치대에 반납하면 된다. 비치대가 지하철 역사나 버스 정류장, 대형 쇼핑몰 등에 있어서 편의성이 높다. 앱에 사용자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회수율도 높다.

도쿄와 후쿠오카의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 약 200곳에서 시작한 이 사업은 현재 요코하마 · 오미야 · 나고야 · 나라 · 오사카 · 고베 · 오카야마 · 미토 등 전국 규모로 확산됐다.

지자체들 '무료 우산' 대여, 회수율·편의성 고민

충남 태안군 관계자가 주민에게 우산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고 있다. 태안군은 지난 6월부터 군내 다중이용시설 72곳에 무료 대여소를 설치하고 우산 약 1,500개를 비치해 두고 있다. 태안군청 제공

국내 일부 지자체에도 우산 대여 서비스가 있다. 전남 곡성군은 지난해부터 군 청사와 읍·면 총 12곳에 우산 약 1,500개를 비치하고 있다. 태안군에서도 지난 6월부터 군내 병원·대형마트·공공기관 등 다중이용장소 72곳에 무료 대여소를 설치하고 우산 약 1,500개를 비치해두고 있다. 이 밖에 △서울 송파구 잠실3동 △파주시 공립도서관 △세종시(9월 30일까지) △의정부시 송산2동 등에서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단순 주민 복지 차원의 서비스라서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대여ㆍ반납 장소도 한정돼 있어 편의성도 떨어진다. 사업도 곡성군과 태안군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읍·면·동 단위에서 소규모로 진행한다.

곡성군 관계자는 “우산 공유 서비스로 우산 사용량을 줄이기보다는, 군민들이 군청 등에 방문했을 때 갑자기 비가 올 경우 우산을 빌려드리는 군민 편의 서비스로 간주하고 있다”며 “회수율을 따로 집계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서울 서초구 등 과거 우산 대여 서비스를 시행했다가 사업을 중단한 지자체도 있다.

고장 난 채 방치된 우산은 지자체 '우산 수리센터'로

서울 동작구 우산 무상수리센터에서 직원들이 우산을 고치고 있다. 동작구는 지역 공동체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우산 수리 사업을 해오고 있다. 동작구 제공

우산은 쉽게 고장 나고, 고장 나면 으레 버린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장 난 우산을 지자체별 수리 센터에 전달하면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서울 서초구·동작구·동대문구·광진구·영등포구와 경기 수원시·부천시 등에서 수리 센터를 운영한다. 동작구에 따르면, 지난해 우산 수리 요청이 2,790건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수리가 어려운 우산은 기부도 받는다. 부품을 분리해 우산 수리 재료로 재사용하고, 일부는 분리배출해 재활용한다. 다만, 장마철에만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지자체도 있어서 방문 전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동작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불필요한 우산 소비를 줄이고 손에 익은 우산을 오래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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