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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영상 올려도 벌금 300만 원? 더욱 엄중한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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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처벌 안 받을 거 아니 짜릿"…'고어전문방' 엄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8월 20일)한 '애니청원'에 한국일보닷컴과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1,089명에 달했습니다. 올해 1월 길고양이, 너구리 등을 살해하고 학대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고어전문방' 사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노했고, 검찰은 지난 6월 이 채팅방 운영자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운영자가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한 상태인데요.
검찰 처분에 불복한 운영자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는 동물권행동 단체 카라 최민경 활동가와 한재언 동물자유연대(동자연) 법률지원센터 변호사에게 동물학대 영상 게시·유포의 위험성, 이에 대한 처벌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묻고 답해 드립니다.
-검찰이 (고어전문방)운영자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는데 적절한가요.
"그동안 온라인상 사진과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익명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운영돼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직접 동물학대 행위를 하진 않았지만 관련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방을 만들고, 게시한 행위에 대해 검찰이 최고형을 구형한 겁니다. 그만큼 해당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하 한재언 동자연 법률지원센터 변호사)
-동물학대 콘텐츠를 게시, 유포하는 게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는 뭔가요.
"동물을 학대하고 이를 촬영해 유포하는 행위에는 동물을 물건으로 보고, 사람의 쾌락을 위해 동물을 학대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에 유포하는 행위는 더욱 위험성이 크고, 실질적으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검찰에서 운영자에 대해 최고형을 구형했는데 다시 시민들로부터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받은 이유가 있나요.
"지난해 4월 경기 광주시에서 엄마개를 목 매달아 죽인 이들에 대해 검찰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들이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 원으로 감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운영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본인 항변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감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시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게 됐습니다." (최민경 활동가)
-동물 학대 콘텐츠 게시?유포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성이 있을까요.
"지난달 법무부는 민법상 '물건'의 정의에서 '동물'을 제외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동물에 별도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건데요. 이는 우리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죠.
'동물학대 행위를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물을 판매?전시?전달?상영하거나 인터넷에 게재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은 2013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행위의 해악을 고려할 때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고 봅니다.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보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형벌도 그에 비례해서 엄해져야 합니다." (한재언 변호사)
"판결은 예비 범죄자들의 범죄를 막는 기능도 합니다. 동물학대 콘텐츠를 게시, 유포해도 최대 벌금 300만 원만 내면 되다 보니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 오픈채팅방에서는 '어차피 벌금만 내면 끝난다'라며 법을 비웃는 대화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들이 압박을 느끼는 수준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최민경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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