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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선택적 폭주'... 언론중재법 아닌 언론개혁엔 '무관심'

입력
2021.08.27 00: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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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시 명예훼손' 개정 논의 '멈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약속 '공전'

박주민(왼쪽 뒷모습 두 번째) 국회 법사위원장 직무대리가 25일 법제사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박주민(왼쪽 뒷모습 두 번째) 국회 법사위원장 직무대리가 25일 법제사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손질(형법 개정)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방송법 개정).

두 의제엔 공통점이 있다. ①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진보진영에서 '언론개혁'을 논의할 때 꾸준히 언급했던 사안이다. ②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동안 논의를 철저히 외면했다는 점도 같다.

민주당은 이른바 '언론개혁'을 하겠다면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법제화하는 데만 매달리고 있다. 벌금으로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게 진짜 속내라는 지적이 무성하다. '선택적 입법 폭주'다.

미투 보도 봉쇄하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논의 '0번'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옥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진실을 알려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뿐 아니라 공익제보자의 폭로, 성폭력 피해자의 '미투'를 고소·고발로 막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단골로 동원된 조항이다. 민주당은 2017년 대선 공약으로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한 위법성 조각(공익적 목적이 크면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 것) 사유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공수표가 됐다. 26일 현재 발의돼 있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 관련 법안은 형법 3건, 정보통신망법 1건 등 4건이지만, 법안들이 관련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횟수는 '0번'이다.

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친고죄'(피해자 직접 고소가 있어야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범죄)로 바꾸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올해 1월 22일 발의했고,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만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3월 4일 발의했다. 논의할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 의지가 없었다는 뜻이다.

송영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약속... 무소식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과거 한 주간지에 게재된 오보 피해 문제점이 보도된 기사에 대한 발언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과거 한 주간지에 게재된 오보 피해 문제점이 보도된 기사에 대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KBS·MBC 등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높이겠다며 집권여당의 입김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이사회 구성 절차를 바꾸고 '낙하산 사장'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 역시 '립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회를 국민추천제로 뽑는 방안, 이사 추천 주체를 시민단체나 학계로 확대하는 방안 등 지배구조에 관한 방송법 개정안이 7건 발의돼 있다. 그러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위원회에서는 두 차례(지난해 9월과 올 2월)만 논의됐을 뿐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월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공영방송 사장 추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조속한 입법을 약속했지만, 두 달째 추가 조치가 없다. 여야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자며 만들기로 한 '방송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요원한 상태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말고는 여타 언론개혁 과제에 관심이 없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26일 한국일보에 "형법 개정은 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국회 상임위가 담당한다"며 "진행 상황은 자세히 모른다"고 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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