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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저금리 시대…영끌·빚투족, 늘어난 이자 어쩌나

입력
2021.08.26 18:00
수정
2021.08.26 18: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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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70% 변동금리 차주, 이자 부담 확대
한계기업, 이자 상환 유예 종료 시 타격
예비 차주들, 고정·변동 금리 대출 놓고 고민

사상 유례가 없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6일 8월 정례회의를 열고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 0.50% 기준금리를 26일 0.75%로 전격 인상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0.50%로 떨어진 기준금리는 15개월 만에 0.25%포인트(p)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지난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통위가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내놓으면서 연내 추가 인상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대출상품 금리 안내 현수막. 뉴스1

사상 유례가 없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6일 8월 정례회의를 열고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 0.50% 기준금리를 26일 0.75%로 전격 인상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0.50%로 떨어진 기준금리는 15개월 만에 0.25%포인트(p)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지난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통위가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내놓으면서 연내 추가 인상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대출상품 금리 안내 현수막. 뉴스1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1,800조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가계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초비상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싼 이자를 누렸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족'(빚내서 투자)도 늘어난 이자 부담 압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중소기업·자영업자 역시 코로나19 이후 지원받고 있는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높이면서 1,800조 원 규모의 가계부채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부채 이자는 12조 원 증가한다고 추계한 한은 전망을 대입하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 이자 부담을 3조 원가량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영향을 받는 건 변동금리 대출을 택한 차주들이다. 장기간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 대출을 택한 사람들이 최근 크게 늘어났다. 실제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의 70%는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영끌족, 빚투족도 늘어난 이자 부담의 압박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만큼, 빚투로 돈을 벌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대출 지원)를 적용받는 중소기업·소상공인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을 받게 된다. 만약 대출 지원이 다음 달 종료하면 그동안 내지 않았던 이자도 갚아야 하는데, 기준금리가 올라 상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정부가 대출 지원 추가 연장을 검토하고 있긴 하나, 이자 납부를 미룰 뿐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존 대출자는 물론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려는 예비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는 변동금리 대출이 무조건 유리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 대출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변동금리 대출 차주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신규 대출을 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클수록 고정금리 주담대의 매력은 커진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따져봐야 한다.

변동금리 주담대를 유지하거나 새로 계약한 차주는 금리 상한형 주담대를 통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비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상승 폭을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을 둬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가입·변경 시 금리가 다른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0.15~0.2%포인트 높아 기준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기간이 짧은 신용대출보다 주담대가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얼마나 더 인상할지,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 등을 고려해 대출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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