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코로나 백신 안 맞은 직원, 건강보험료 月 200달러 더 내라”

입력
2021.08.26 17:00
수정
2021.08.26 17:5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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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딜로이트 등도 '백신 의무화' 조치
美 국방장관 "건강한 軍 필요" 접종 개시 명령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의 델타항공 카운터에서 25일 한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의 델타항공 카운터에서 25일 한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승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으면서 백신 접종 의무화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직접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운송업계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해외 기업들의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대형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직원들의 경우, 앞으로 매달 200달러(약 23만4,000원)를 추가 건강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조건 백신 접종을 하라는 강제 조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FDA 처음으로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한 후, 미국 운송 업계에서 도입된 가장 최근의 엄격한 규칙”이라고 평가했다. 델타항공은 또,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선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하고, 다음 달 12일부터는 1주 단위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FT가 입수한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의 서한에 따르면, 최근 수주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직원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 직원 입원에 따라 회사가 부담하는 1인당 평균 비용은 4만 달러(약 4,680만 원)에 달했다. 베스천 CEO는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지금은 예방접종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을 직원들에게 강권하고 나선 건 델타항공뿐만이 아니다. 미 시장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캐나다 항공사인 에어캐나다도 이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10월 30일까지 백신 접종 상태를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그때까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무급 휴가를 써야 하거나 해고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미국 최대의 약국 체인인 CVS헬스와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회계법인 딜로이트 등도 이미 자사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상태다. 아울러 캐나다 정부는 항공사와 철도회사 직원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비행기와 기차, 유람선 등의 탑승을 금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FDA의 화이자 백신 승인 이후 각 기업들에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국방부도 동참하고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건강하고 준비된 군이 필요하다”며 전군(軍)에 백신 접종 개시를 명령했다. AP통신은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몇 주 안에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현역 미군과 주방위군, 예비군 중 100만 명 이상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24만여 명은 한 차례만 백신을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8월에만 코로나19로 군인 34명이 사망했다”며 “80만 명의 군인이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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