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호주 "카불공항 즉시 떠나라" 긴급경보... 테러 임박 징후 포착?

입력
2021.08.26 10:47
수정
2021.08.26 10:5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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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프간 美대사관 "공항 출입문 외곽에 안보 위협"
英과 호주도 "카불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라" 경고
美국방부 소식통 "IS-K, 공항에서 혼란 일으키려 해"

23일 미국 공군 병력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 시민들을 셔틀버스에 탑승시키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23일 미국 공군 병력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아프간 시민들을 셔틀버스에 탑승시키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미국과 핵심 동맹 ‘파이브아이스’(Five Eyes·5개의 눈) 국가들이 잇따라 탈레반에 장악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과 관련해 자국민들을 상대로 긴급 경보 메시지를 발신했다. 탈레반이 미군 철수 완료 시한 연장을 거부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경고음이다. 일각에선 현지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동맹국 시민들을 겨냥한 테러 공격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구체적 정보가 입수된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주아프간 미국 대사관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긴급 경고문을 게시했다. 대사관은 “카불공항 출입문 외곽에 안보 위협이 발생했다”며 “개별적 지시를 받지 않은 미국 시민들은 공항으로의 이동 또는 공항 출입문 인근에 있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영국 외무부도 이날 비슷한 내용으로 아프간 대상 여행 권고를 업데이트했다. 외무부는 “공항 주변에 있다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추가 조언을 기다리라”고 밝혔다. 호주 역시 자국민을 대상으로 카불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라면서 “폭력 및 보안 위협의 가능성에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한목소리로 ‘카불 공항에 접근하지 말라’는 긴급 경보를 발령한 것은 아프간에서 대피하려는 자국민들을 타깃으로 삼은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포착됐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과 호주는 “(카불 공항에) 지속적이고 높은 테러 공격 위협이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미국은 구체적 설명은 피했으나 “많은 군중 속에 있을 때 항상 주변을 경계하라”고 밝혔다.

실제 카불 공항을 대상으로 한 테러 위협이 현존한다는 증언도 나온다. 특히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로 알려진 IS-K의 위협이 대표적이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CNN방송에 “IS-K가 공항에서 혼란을 일으키려고 한다”며 그들이 여러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공항 외부 군중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위협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CNN은 지역 대테러 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최대 수백 명의 IS-K 대원이 바그람과 풀에차르키 감옥에서 탈출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탈출 막차를 타는 미국 및 동맹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의 토양이 이미 마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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