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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눈물 만류'에도 떠난 윤희숙... 부친 투기 의혹은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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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대권 도전도 포기했다.
“스스로 책임질 일이 아니다"면서 당 지도부가 건넨 ‘면죄부’를 윤 의원은 거부했다. 대신 '책임지는 정치인'으로서의 소신을 택해 '신선한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내로남불' 정치인, '자리'에 연연하는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다만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진행형이다. 일각에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것을 대비해 서둘러 의원직을 던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온 정치인으로서 치명상을 입는 셈이 된다. 반대로 그의 주장대로 결백이 증명된다면 다음 행보를 기대할 수 있다.
윤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고, 국회의원직도 서울 서초갑 주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부동산 불법 의혹을 제기한 여야 의원 25명 중 의원직을 내려놓은 건 윤 의원이 유일하다.
권익위는 23일 발표한 국민의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윤 의원 가족의 농지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부친이 농사를 짓겠다며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농지 1만871㎡를 취득했지만, 실제론 다른 사람에게 경작을 맡기고 매년 쌀 7가마니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사이 부친이 서울 동대문구 주소지를 세종시 전의면으로 옮겼다가 다시 동대문구로 전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윤 의원은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농지를 취득한 후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져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해명했다. 투기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또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로 아버지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항상 걱정하고 조심해온 평생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안 하셨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권익위 발표 이후 두문불출했고, 24일 밤 당 지도부에 의원직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까지 나와 눈물로 만류했지만, 윤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이다. 최전선에서 싸워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저는 여기서 꺾이지만, 제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정치인을 평가할 때 도덕성 자질 평가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사퇴는 회기 중엔 국회 본회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여야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에 대한 윤 의원의 답변은 칼 같았다. “여당 대선 후보(이재명 경기지사)를 가장 치열하게 공격한 저의 사퇴안을 가결해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긴 어렵다."
다만 일각에선 윤 의원이 가족에 대한 투기 의혹을 명확히 매듭짓지 않고 서둘러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진 것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일종의 '정치적 퍼포먼스'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귀농 목적으로 부친이 사들인 땅이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에 인접한 개발호재 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현장 실사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맡았는데, 윤 의원의 KDI 근무시기(2016년)와 겹치는 만큼 비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윤 의원도 '내로남불'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혹이 해소된다면 ‘자연인 윤희숙’은 언제든 정치권에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부터 초선 의원으로서 대선 도전에 나서기까지, 윤 의원은 약 1년 만에 이미 '보수 진영의 아이콘'으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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