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변호사 출신 문 대통령 "아프간인 국내 이송, 당연한 일"

“국민 협조에 감사" 양해 구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를 도운 현지인과 가족들을 한국으로 이송하는 데 대해 "우리를 도운 아프간인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프간 현지 조력인 이송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정부와 함께 일한 아프간 직원과 가족들을 치밀한 준비 끝에 무사히 국내로 이송할 수 있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및 군 관계자들과 아프간인들이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면밀히 챙기라”면서 “아프간인들이 국내에 도착한 후 불편함이 없도록 살피고,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25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들이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외교부 제공 뉴시스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대규모로 수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국내 반(反)난민 정서를 의식해 여론 흐름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우리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에 감사 드린다"며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도의적 책임’을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정부는 이들을 우선 '특별공로자’로 체류시키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난민 심사는 절차가 필요해서 빠른 보호를 위해 특별공로자로 입국시킨 것”이라며 “한국 도착 이후 개별 의사에 따라 난민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