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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왔다는데 어떻게 외면하나"… 또 '포용' 해준 진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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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한국군을 도운 사람들을 어떻게 외면합니까.” “인도적·대승적 차원에서 보듬어야 합니다.”
충북 진천군 주민들은 이번에도 ‘포용’을 선택했다. 국내 입국하는 아프가니스탄 피란민 391명을 군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게 하려는 정부 방침을 수용한 것이다. 이곳은 지난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입국한 중국 우한 교민들이 머물렀던 장소이기도 하다.
25일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출장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주민간담회에서 주민 대표들은 아프간 사람들의 체류를 받아들였다. 박윤진 덕산읍이장협의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도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큰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아프간 난민을 적극 수용하자는 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주민 엄일용씨도 “한국 정부에 협력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역이나 치안 문제만 확실하다면 그들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진천 주민들이 아프간인 수용에 합의한 것은 하루 전인 24일이었다고 한다. 충북혁신도시 맘카페를 시작으로 ‘아프간 난민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온다’는 소식이 퍼지자 그날 오후 4시 30분쯤 혁신도시주민협의체와 덕산읍이장단이 모여 대책회의를 열었다.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협의 끝에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자”고 합의했고 이를 진천군에 알렸다. 이에 진천군이장단협의회는 난민들이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성금·물품을 전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민들의 결단을 높게 샀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우리도 이제 선진국으로 도약한 만큼 세계인의 고통을 어루만져야 할 때"라며 "난민을 흔쾌히 수용한 진천 주민은 세계 시민으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과 평화를 향한 길이 결국 한국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국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민간담회에 이어 정부 관계자들이 진행한 주민설명회에선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민 대표는 “수용자들의 신상 검증은 제대로 했느냐” “이탈 가능성은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다른 주민 대표는 “입소 기간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포함해 수용시설 내부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번에 입국하는 이들은 일반 난민이 아니라 우리 정부와 함께 일한 분들과 그 가족”이라며 “신원이 확실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은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격리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경찰기동대·법무부·범정부지원단 등이 24시간 치안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창렬 1차장은 “현재 국가 시설 중 400명을 한번에 수용할 곳이 없는 데다, 가족 단위 다인실이 필요해 진천 인재개발원을 선택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난민들이 6~8주간 체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우선 단기 비자를 발급한 뒤 장기체류 비자로 일괄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에 2016년 준공됐다. 아프간인들이 생활할 기숙사는 1~4인실 219개로 최대 519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각 방에는 개인 침대와 욕실이 갖춰져 있다. 식당에선 한번에 404명이 식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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