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美 카불에 군용기 보내면 뭐 하나”… 中, 민간 전세기로 발 빠른 철수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국인 개개인의 행방은 불분명하다. 그들이 철수할지, 남을지도 알지 못한다.”
17일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틀 뒤 미 정부가 밝힌 내용이다. 군용기를 보내 민간인들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1만 명가량으로 추산되는 자국민을 온전히 데려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중국은 “귀국을 원하는 중국인은 모두 민간 전세기 편으로 아프간을 떠났다”며 미국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아프간의 혼돈 속에서 중국이 미군 철수에 대한 비판 여론에 더해 심리적 우위까지 챙기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25일 “탈레반의 카불 함락 직전에 샤먼항공 전세기를 띄워 250여 명의 중국인이 아프간에서 귀국했다”고 전했다. 이어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기를 희망하면 아프간의 안전한 장소에 머물며 대사관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미 7월 초부터 아프간 거주 자국민의 귀국 수요조사까지 마쳤다.
성조기를 내린 미 대사관과 달리 카불 주재 중국 대사관에는 오성홍기가 여전히 걸려 있다. 카불의 차이나타운도 유지되는 상태다. 개인당 2,000달러(약 233만 원)를 내야 아프간에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미국인과 달리 중국은 모든 탑승객에게 무료로 항공 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텅쉰왕은 “미국의 자국민 철수는 계획도 없어 아수라장인 반면 중국은 침착하고 질서 있게 절차를 진행하며 진정한 대국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아프간을 저버린 미국의 행태를 ‘아프간 효과’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동맹을 배신하는 미국의 이기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다시 동남아를 찾아 “동맹국, 파트너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국은 ‘립 서비스’라고 깎아 내렸다. 쉬리핑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결별을 다그치는 미국의 속셈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규칙에 기반한 세계질서’의 허상을 집중 공격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은 국제사회, 심지어 동맹국과 상의 없이도 언제든 군사력을 보내고 거둘 수 있다”며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 다른 나라를 비방하고 억압하고 강요하고 괴롭히는 것이 미국 우선주의”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군이 지난 20년간 아프간에서 민심을 잃고 주민들을 억압했다고 몰아세웠다. 미국과 아프간을 완전히 갈라놓기 위해서다. 환구시보는 “미군 주둔을 지지한 건 그로 인해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카불 등 몇몇 도시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 농촌에 사는 아프간 주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간섭에 반대해왔다”고 강변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슬람을 모독하고 민간인을 살상했다고 주장했다. 철군 이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첸펑 칭화대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코란을 신성모독하고 무슬림의 감정을 크게 해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추원핑 푸단대 교수는 “미국과 동맹국의 군인이 아프간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어 철군으로 인해 전쟁범죄들이 잊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