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도운 아프간인 380여명 26일 한국 땅 밟는다

입력
2021.08.25 11:23
수정
2021.08.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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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대피한 아프간 현지인들. AP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대피한 아프간 현지인들. AP 뉴시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에 협력해 온 아프간인 직원과 가족 380여명이 26일 국내에 도착한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정부는 아프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 배우자, 미성년 자녀 등 380여명의 국내 이송을 추진해 왔다”며 “이들은 현재 아프간 카불 공항에 진입 중이며 우리 군수송기를 이용해 26일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입국 대상자들은 수년 간 현지 대사관과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 바그람 한국 병원, 바그람 한국 직업 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PRT) 등에서 의료 종사자와 전문기술자, 통역자로 근무했다.

최 차관은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등을 감안해 8월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다”며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국자들은 한국 도착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등을 거쳐 당분간 충북 진천에 위치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한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등 서방 국가 사업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의 신변을 위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에 협력했던 이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탈레반의 위협이 가시화하자 이들은 주아프간 한국대사관에 신변 안전을 호소하며 한국행을 요청했다.

정부는 한국 정부 협력자들에 대한 탈레반의 보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송 작전에 착수했다. 당초 정부는 외국 민간 전세기를 통한 이송 방안을 추진했으나 카불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민간 전세기 취항이 어려워졌다. 이에 군 수송기 3대를 전격 투입했다. 22일 카불 공항에서 미국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아프간 현지인들의 공항 진입 준비에 들어간 데 이어 군 수송기가 23일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이송은 24일부터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며 이뤄졌다.

한국은 2001년 아프간을 침공한 미국의 지원 요청에 비전투부대를 파병했다. 군 부대는 2007년 철수했지만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아프간 재건을 지원했다. 정부는 특히 2010~2014년 지방재건팀(PRT)을 보내 현지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며 현지인들과 협력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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