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허위 이력 논란, 윤석열 측이 과잉 대응으로 일 키웠다"

입력
2021.08.25 11:30
수정
2021.08.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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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기한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
"尹, 사과할 일을 반격하려다 긁어 부스럼
김의겸, 부동산 문제 추가로 드러난 것 없어"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윤 전 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윤 전 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이 진실 공방을 넘어 법정다툼으로 커졌다.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 측이 과잉 대응하면서 일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사과를 해야 할 일을 반격으로 상황을 뒤집어 보려는 잘못된 판단에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 원내대표는 2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뭔가 공격을 많이 당했으니 반격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과잉 대응이 된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앞서 김씨가 2004년에 쓴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림성심대'에 출강 중이었는데, 이력서에는 '한림대'라고 표기했다. 오마이뉴스는 김씨의 한림대(당시 'H대'로 보도) 출강 이력이 없다고 했다. 또 1998년에 교생 실습을 나간 걸 교사 이력으로 적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오보라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반박 보도를 냈고, 윤 전 총장 측과 공방을 벌였다. 일이 커지자 시민단체가 윤 전 총장을 고발하며 공방전은 법정으로 가게 됐다.

강 원내대표는 "(처음에) 저희가 학교를 보호하려고 H대라고 이니셜을 썼다. 구체적으로 (학교 이름까지) 밝힐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거꾸로 윤석열 캠프 측에서 학교 이름을 다 밝혔다. 반박을 하면서 오마이(뉴스)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 개 대학은 전혀 다른 대학이다. 대학 유형이나 위치나"라며 "윤 전 총장 측에서 이력서에 한림대라고 쓴 걸 몰랐던 것 같다. 김씨가 직접 작성한 이력서를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尹 측 제시한 경력증명서는 2006년…문제 된 건 2004년"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한림성심대를 한림대로 단순 오기했다"는 취지로 제시한 김건희씨의 경력증명서. 윤석열 캠프 법률팀 페이스북 계정 캡처

윤석열 캠프 법률팀이 "한림성심대를 한림대로 단순 오기했다"는 취지로 제시한 김건희씨의 경력증명서. 윤석열 캠프 법률팀 페이스북 계정 캡처

강 원내대표는 이후 윤 전 총장 측이 제시한 김씨의 경력증명서에 대해 "(문제의) 그 이력서는 2004년에 작성됐고, 제출한 경력증명서는 발행일이 2006년"이라며 "2년 이후에 발행된 경력 확인서를 증거물로 제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는 공방할 내용이 없어졌는데도 '이건 단순 실수'라며 처음에는 오보라고 하다가 단순 오기라고 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는 우리가 실수했다, 잘못했다, 사과하고 말아야 하는데, 팩트에 근거한 걸 오보 책임을 지라고 하니"라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는 김씨가 중학교 교사 근무도 허위로 기재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제출한 이력서에는 1998년에 학교에 근무했다고 나오는데, 보통 교생 실습을 하는 건 교사 자격증을 받기 위한 전 단계로 교사 자격증이 없는 상태"라며 "김씨가 1999년에 대학원을 졸업한 걸로 알려졌다. 그럼 1999년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건데 어떻게 1998년도에 초등학교에 근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김씨 관련 보도를 부인하면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윤 전 총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에 "(윤 전 총장이) 너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윤석열 캠프에 컨설팅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왜 이렇게 일을 키웠는지 캠프는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희숙, 의원직 사퇴 진정성 없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가운데)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가운데)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원내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같은 당의 김의겸 의원의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이 드러났다고 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게 전혀 없다. 이번 조사에서 단 하나도 추가로 발견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발 상태이니 그냥 연결해 결론을 낸 것 같다"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권익위가 이걸 그냥 뺄 수 없고, 그렇다고 추가로 드러난 사실이 없으니 넣을 수도 없어서 이런 방식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같아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며 "자기를 뽑아준 유권자들이 있고 1년 넘게 의정활동을 했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도 진지하게 져야 한다. (의원직 사퇴가 아니라) 셀프 탈당이 맞다"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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