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가슴속에 아동의 자리는 있나

입력
2021.08.26 00:00
27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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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의 20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과정이 치열하다. 그런데 선거철이 되면 소외되는 집단 중 하나가 투표권이 없는 아동이다. 물론 아동을 위한 공약들이 발표되고 실현되어 아동정책이 발전되기도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대선과정에서 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아동의 참여권을 보장해보자.

참여권은 아동이 자신과 관련된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참여할 권리이다. 후보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첫째, 아동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직접 찾아가서 들어보고 그것이 어렵다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작년 21대 총선 때 NGO단체인 굿네이버스는 아동들의 목소리를 담아 '아동참여 정책제안서(굿네이버스 2020.04.03. '제21대 총선 맞아 아동참여 정책제안서 주요 정당에 전달')'를 주요 정당에 전달했는데, 그들이 바라는 공약은 아동학대와 성범죄로부터의 안전 보장, 재능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제도 마련, 정신건강 문제 예방과 지원 강화 순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도 정책공약제안서(초록우산어린이재단 2020.03.16. '4월 15일,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억해주세요')를 통해 아동 놀 권리 보장, 안전한 통학로 구축, 아동폭력예방시스템 강화, 아동주거복지 실현, 학생중심 학교 조성 정책 등을 원하는 아동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바 있다.

둘째, 아동권리 옹호 활동을 하는 단체들로부터 간접적이지만 아이들의 목소리와 삶에 대해 들어보자. 위 기관들을 비롯한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 등 관련 단체들의 사업을 통해서 아동 이슈를 찾아볼 수 있다. 보호아동의 자립, 취약가정아동 보호 등의 문제부터 최근 강조되는 놀 권리, 기후위기 대응과 아동, 아동 주거빈곤, 미디어 이슈 등의 문제를 접할 수 있다.

셋째, 아동과 관련된 정책을 마련할 때 아동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평가해야 한다. 정책 도입 여부, 우선순위 결정, 접근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유령아이라 불리는 출생 미등록 아동의 발생을 막는 출생통보제가 6월에야 입법예고되었는데, 그간 관련 기관이 행정적인 이유로 반대했던 정책이다. 사회는 아동학대 처벌을 강조하지만 아이들은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는 예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교육을 강행했지만 학교가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아이들의 학력 격차는 물론 사교육 격차가 심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넷째, 어른들은 아동들의 생각을 온전히 대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표현하게 하고 직간접적으로 참여시키면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시키자. 스웨덴의 10대 기후운동가 툰베리는 기성세대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이 미흡하다고 질타한다. 기후문제는 미래의 우리들에게는 생존문제라는 당사자의 말이기에 힘이 실린다. 우리나라의 한 중학생이 교육정책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청원을 했었다. 비대면 교육 상황의 문제점을 비롯한 그의 주장과 현실 묘사에 허투루 들을 내용은 없었다. 그들의 진실한 고민과 의견에 기성세대들은 관심을 보여주고 성의 있게 응답해야 한다.

아동도 대한민국 국민이요, 대한민국 대통령은 아동들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대통령선거에 투표권이 없어도,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대통령 공약에 반영하는 그런 후보를 기다려본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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