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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환불사태' 머지플러스 본사 압수수색… 대표 등 3명 출국금지

입력
2021.08.25 10:45
수정
2021.08.25 11: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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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환불사태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본사·계열사·결제대행사 등 5곳 강제수사 착수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은 가입자들이 13일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은 가입자들이 13일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무제한 20% 할인'으로 인기를 끌다가 포인트 판매 중단 및 사용처 축소로 대규모 환불 요구 사태를 일으킨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와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의 영등포구 본사와 계열사인 머지서포트, 결제대행사 등 5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앞서 입건한 머지플러스의 권강현 전 대표와 권남희 현 대표, 권 대표의 남동생이자 공동창업자인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채 포인트 형태로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발행해 영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선불 충전금이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되고 △발행 잔액이 30억 원 이상일 때 발행사에 등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미등록 영업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뉴스1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뉴스1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음식점 등 전국 2만 개 제휴 가맹점에서 자사가 구입한 포인트(머지머니)를 사용하면 '20% 할인'을 제한 없이 제공한다고 선전해 주목받았다. 2019년 1월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누적 가입자를 100만 명 넘게 모았고 머지머니를 1,000억 원 이상 발행했다.

머지플러스는 2018년 2월 상품권 발행업자로만 등록한 뒤 영업했으나, 최근 금감원이 "전자금융거래법상 미등록 업체"라고 판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위법성 지적에 머지플러스 측은 이달 11일 밤 사용처를 축소한다고 기습 발표했다. 이에 이용자들이 대거 머지플러스 본사로 몰려가 보유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해 '환불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머지플러스가 미등록 업체여서 금융당국의 조사 대상이 아니고, 자료 요구에 불응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해도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서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실제 머지플러스로부터 환불 경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해 머지포인트 영업의 위법성을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이 크고 피해자가 다수 발생한 사안인 만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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