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조국 잡겠다고 딸 인생 박살 내"... 野 "고대·복지부도 결단"

김어준,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에서
"부산대, 대법원 판결도 안 나왔는데 입학 취소 결정"

방송인 김어준씨. 뉴시스

방송인 김어준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에 대해 부산대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한 결정을 놓고 비난을 쏟아냈다. 부산대가 밝힌 입학 취소 결정 내용이 앞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판결 내용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사필귀정"이라며 고려대와 보건복지부가 각각 입학과 의사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김씨는 2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 교수 2심 판결에서는 '표창장 관련 교육기관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했다'고 했다, 부산대 의전원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대학이 밝힌 입학사정 실제 내용과 법원의 판결이 서로 앞뒤가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학에선 표창장이 평가 대상도 아니고 자기소개서에 인용되지 않았으며, 전적 대학·영어·서류 성적이 우수해서 다른 학생이 불이익을 받은 것도 아니라고 했다"며 "결론적으로 입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건데, 그럼 어떤 입학사정업무가 방해를 받았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홍원 부산대 부총장은 전날 조민씨의 입학은 취소하지만 표창장 등 허위 스펙을 이용한 서류 평가가 합격에 주요한 요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홍원 부산대 부총장이 2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학본부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박 부총장은 "조민 학생이 서류를 통과한 것은 전적으로 허위 스펙을 이용한 서류평가보다는, 대학 성적과 공인 영어 성적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소개서 내용에는 경력 내용과 동양대 표창장 내용은 거의 인용하지 않았고, 의료봉사 활동에 관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면서 "아마 이런 점을 들어 동양대 표창장 등이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았다고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가) 판단한 근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했다고 선고가 났는데, 대학은 이 판결을 유지해 입학을 취소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대는) 왜 대법원 확정판결 나지도 않았는데, 입학 취소 결정부터 내놓는 것인가"라며 "저는 동의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국 때려잡겠다는 건 알겠는데, 그 딸의 인생까지 이렇게 잔인하게 박살냈다"며 "정치가 지나치게 잔인하고 비열하다"고 정치권 등을 맹비난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비로서 고통스럽다"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 예정된 청문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부산대는) 제 딸의 학부 성적 및 영어 성적 등이 높아 제출 서류로 다른 탈락자가 생겼다는 근거는 없다고 했다"고 썼다.

야권 "사필귀정... 고려대·복지부도 움직여야"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청년 택배노동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은 부산대가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를 결정한 것에 전날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고려대 입학 취소 처분과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 취소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먼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부산대 의전원의 조국씨 딸 입학 취소는 사필귀정"이라며 "문재인 정권하에 구부러졌던 많은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SNS에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간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입시비리를 옹호하기 위해 궤변으로 일관했던 범여권 정치인과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게 아직도 할 말이 남아 있는지 묻는다"면서 "이제 면허 취소의 몫은 보건복지부로 돌아간 만큼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인 가구 정책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승민 전 의원도 "만시지탄이지만 진실은 결국 승리한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부산대는 그동안 자체조사만으로도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결정을 미루다 오늘에야 입학허가 취소를 했다. 고려대는 무얼 하고 있는지 부끄럽다"고 SNS에 썼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대의 입학 취소 결정은 "사필귀정"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공정을 약속했는데 그 공정을 정면으로 배신했고 국민들의 감정적인 분노를 일으켰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친구 조국아, 권력에 취해 있는 거 같은데 권력에서 좀 깨어나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원 전 지사는 조 전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