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벽 4시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野 "언론자유 말살법"

입력
2021.08.25 07:14
수정
2021.08.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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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오후 2시 예정 본회의 개정안 통과 방침
수술실 CCTV 의무화·종부세법 개정안 등 강행 처리
野 "국민 앞에서 협치쇼, 날치기"... 강경 투쟁 예고

25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관계자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뒤 남겨져 있던 언론중재법 반대 표지(標識)를 정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5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사위 관계자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뒤 남겨져 있던 언론중재법 반대 표지(標識)를 정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오전 4시께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전날 오후 시작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정을 넘긴 이날 새벽까지 언론중재법 등 쟁점 법안을 놓고 충돌했다. 법사위원장 직무대리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차수를 변경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수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날 새벽 1시께 퇴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빠진 채 이어진 법사위는 다른 법안들을 일사천리로 의결한 뒤 오전 2시를 넘겨 마지막 안건이었던 언론중재법 심의에 들어갔다. 법안의 일부 내용을 둘러싸고 민주당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2시간 가까이 진통이 이어졌다.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민·김승원 민주당 의원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 면책 규정 중 일부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송기헌 의원 등은 체계·자구 심사 범위를 넘는다며 반대했다.

이후 민주당은 언론사의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중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등 일부를 삭제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결국 법사위에서 통과된 개정안은 언론 보도가 ①보복·반복적인 허위·조작인 경우 ②정정·추후보도에 해당하는 보도를 검증 없이 복제·인용한 경우 ③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내용을 왜곡한 경우 등 3가지를 언론사의 고의·중과실 행위로 추정해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배상액 산정을 해당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과 연계하는 규정도 있다. 정정보도와 함께 기사 열람 차단도 청구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김남국(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 김승원·김영배 의원 등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남국(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무대리, 김승원·김영배 의원 등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민주당은 수술실 CC(폐쇄회로)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선을 현행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35% 이상’으로 하는 탄소중립법 제정안 등도 단독으로 의결됐다.

앞서 민주당은 19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데 이어 이날 법사위에서도 차수 변경 끝에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이에 국민의힘은 개정안을 집권 연장을 위한 '언론자유 말살법'이라 규정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극한 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부터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회의장에서도 국민의힘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국민 앞에서는 협치 쇼를 하면서 날치기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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