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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대피 시한 연장 논의했나… "美 CIA 국장, 탈레반 최고 실세와 비밀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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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부(CIA) 국장이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최고 정치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비밀 회담을 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아프간에 체류 중인 미국인과 미국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현지인들의 대피 시한 연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번스 국장과 바라다르가 23일 카불에서 비밀리에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양측의 최고위급 대면 접촉으로 평가된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WP는 아프간에서 미국인과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을 대피시키는 시한을 31일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럽 동맹들로부터 ‘철군 시한 연장’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최고의 협상 전문가로 꼽히는 번스 국장을 보냈다는 분석이다.
번스 국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부장관을 지내는 등 33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이자 최고위급 실세인 바라다르는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꼽힌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9월부터 카타르 수도 도하에 머물며 탈레반 대표단을 이끌고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평화 협상을 하면서 서방에도 알려졌다.
이번 회담으로 CIA와 바라다르의 관계도 다시 부각됐다. 바라다르는 2010년 파키스탄 정보부와 CIA의 대테러부대 합동작전으로 체포돼 파키스탄 감옥에 수감됐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요청으로 풀려났고, 이듬해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 협상이 시작되면서 전면에 나섰다. 바라다르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지 이틀 만인 1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입성했고, 21일엔 수도 카불 땅도 밟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과 함께 아프간 철군 시한 연장 여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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