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학폭' 충격...대한양궁협회 "가장 엄중한 대응하겠다"

"가해자·책임자에 징계권한 여부 떠나 엄중 대응"
"피해자 치료 및 2차 피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지난달 23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이 열린 일본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한 관계자가 과녁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한양궁협회가 최근 논란이 된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양궁부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협회는 23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련 사건에 대해 글을 올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 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징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는 "이번 건과 같은 학교 운동부 내 폭력사건 가해자 및 책임자에 대해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소속 시, 도 (협회) 체육회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지만, 협회는 징계권한 유무를 떠나서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어 "1, 2차 징계권한 단체인 경북양궁협회 및 경북체육회에 공문을 발송해 본 건에 대한 조사와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청했다"면서 "향후 해당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소홀한 부분이 없도록 책임과 의무를 다할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또 협회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피해 학생 치료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 학부모님과 연락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 협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드렸다"고 전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캡처

앞서 협회 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궁 학폭'을 알리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충격을 줬다. 4일 해당 학교의 양궁부에서 3학년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쏴 등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발생했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 내용이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23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가해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들과 같이 양궁을 했으며, 그때부터 아이들을 괴롭혀왔는데 지금 더 진화해서 활까지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 학생은 그전에도 다른 학생들에게 입에 담지도 못할 행동들을 일삼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 학생도 있다"면서 해당 학교 코치진이 학교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측에서도 더 신경 써야 하며, 이런 코치진 밑에서 양궁을 배우는 꿈나무들이 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27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가해 학생의 처벌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