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 밥줄 끊으려 한다"…여권 '블랙리스트 논란'에 시끌

입력
2021.08.25 12:30
'이낙연 비방·이재명 지지 유튜버' 표기 문건 유출?
유튜버들 "사과 안 하면 이낙연 의혹 추가로 밝힌다"?
이낙연 측 "블랙리스트 어불성설…비방한 건 사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농협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양강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공방전이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이낙연 캠프 측에서 이 지사 측을 지지한 진보성향 유튜버들을 비난한 문건이 유출되면서 시작된 건데, 문건에 나온 인사들은 '이낙연 캠프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일상적 업무"라고 일축했지만, 해당 유튜버들은 이 전 대표를 철저히 검증하는 등 공동 대응을 예고하며 맞섰다. 이 전 대표 측과 유튜버 모두 물러서지 않겠다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형 작가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이낙연 캠프가 자신이 진행하는 YTN라디오 프로그램을 문제 삼았다며 "이낙연 후보가 방송인의 밥줄을 끊으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현재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작가가 언급한 내용은 이낙연 캠프 측이 작성한 문건의 일부다. 이 문건은 8페이지로 구성됐으며, 이 전 대표를 비방하고 이 지사를 옹호하는 유튜브 채널 일곱 개(이동형TV, 김용민TV, 새날TV, 이송원TV, 시사타파TV, 고발뉴스, 열린공감TV)가 표기돼 있다.


이동형 "황교익 밥줄 끊기 성공에 고무된 이낙연 캠프"

이동형 작가가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를 진행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 작가가 공개한 문건 내용은 '이동형 작가는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의 간판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박지훈 변호사도 이 프로그램에 거의 고정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는 정치 토크쇼로 최근 대선 국면과 관련해 후보들에 대한 뉴스와 논평 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출연을 중단시켜야 한다'이다.

이 작가는 이낙연 캠프 측이 자신을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연 중단이 문건에 정확히 적시돼 있는데, 이게 캠프의 일상적 업무 수행이냐"며 "문건이 유출되지 않았다면 문건에 적시된 대로 이동형 퇴출 시나리오가 가동됐을 것이라고 의심이 든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미 한번 황교익씨(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밥줄 끊기에 성공해서 고무돼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이게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애써 온 저와 YTN라디오 제작진에게 가해진 참을 수 없는 폭력과 협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작가는 "논란 이후 이낙연 후보 측은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지만, 이 시간 이후 캠프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책임자 징계란 수순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캠프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김용민 "이낙연 측, 눙치려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경찰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대면예배를 강행,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문건에 지목된 또 다른 유튜버이자 '나는 꼼수다' 진행자로 유명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낙연 캠프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이 없기에 블랙리스트가 아니다'라는 이낙연 캠프 측 해명에 대해 "실제 소송으로 겁박을 당해 불이익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면밀히 감시해 방송 진행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게 통상의 모니터링 활동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유튜버들이 제기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표결,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의 커넥션 등 허위 사실로 비방하고 있다는 캠프 측 입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다 있다. 지금 검증하지 않으면 언제 검증하느냐"고 따졌다.

김 이사장은 또 자신이 경기도 홍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거액의 출연료를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경기호황쇼에 네 번 출연해 받은 총액이 50만 원에서 100만 원이다. 이걸 거액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며 "김용민TV와 경기도 사이에 광고 계약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이낙연 후보와 캠프가 해당 논란에 대한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없이 넘기려고 할 경우 다른 유튜버들과 함께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문건에 등장한 유튜버들과 합심해 이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상세히 밝히겠다고 엄포를 논 것으로, 이번 논란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그는 "대충 눙치려 한다면 그때는 밝힐 수 없는 수단을 가동할 것"이라며 "일곱 개 유튜브가 합동 취재단을 구성해 이낙연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심층취재와 분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낙연씨 측이 만든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측 "일상적 업무인데 괴문서라니, 억지 주장"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청년 장애인 자립을 위한 정책제안서 전달식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김용민TV와 이동형TV, 고발뉴스TV, 새날TV, 시사타파TV, 열린공감TV 운영자들은 앞서 1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낙연발(發) 블랙리스트에 경악한다. 이 후보가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이에 "캠프 내 모니터링 요원들이 일상적인 업무를 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라며 "블랙리스트라고 하면 권력자가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드는 문서다. 괴문서를 작성했다는 등의 주장은 억지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암약하면서 이재명 후보를 찬양하고, 이낙연 후보는 깎아내리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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