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 수용' 한마디에 쏟아진 욕설폭탄... 장혜영 "폭력 멈춰라"

장혜영 정의당 의원, 트위터에 호소
난민 수용 반대하며 의원실 항의 전화
"보좌진 향한 인격모독 도를 넘었다
의견 표시 할 수 있으나, 폭력은 멈춰야"

22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시위대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한 국경 개방을 촉구하며 연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는 24일 G7 긴급 정상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바르샤바 로이터=연합뉴스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폭력은 멈추십시오."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국내에 받아들이자고 공개 제안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도를 넘는 항의 전화에 보좌진들이 힘겨워하고 있다며, "폭력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장 의원은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차별금지법부터 난민 수용 논의까지 의원실에 항의 전화 하시는 분들이 보좌진들에게 퍼붓는 언어폭력과 인격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 화가 치미는 것은 여성 보좌진에게는 갖은 욕설을 퍼붓던 이가 남성 보좌진이 바꿔 받으면 갑자기 말투를 고친다는 것"이라며 "우리 그렇게 살지는 맙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보좌진은 온갖 인신공격에 시달리다 지쳐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며 "시민의 인권보장을 외치는 의원과 일한다는 이유로 보좌진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책 마련과 평화 정착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왼쪽)와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가 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합동민원센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의견을 표시하는 것 좋다. 그러나 폭력은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대한민국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난민의 일부라도 대한민국이 받아들이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최소한 임산부가 있는 가족, 아동과 그 가족만이라도 받아들임으로써 국제사회가 연대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적 연대와 협력 차원에서 아프간 난민 수용 방안을 적극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범죄 우려가 있다" "난민들을 받을 경제적 여력이 없다" 등의 이유를 들어 난민 수용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장혜영 의원의 SNS에는 "(난민을) 당신 집에나 들여라" 등 노골적인 비아냥을 쏟아내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