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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부스터샷 나선 이스라엘… "예방효과 2차 접종의 4배"

입력
2021.08.23 15:20
수정
2021.08.23 15:5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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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중증 악화 예방에도 5~6배 효과"
선진국들 3차 접종 움직임에 힘 실을 듯
일각선 "백신 불균형 현상 더 심화" 우려도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20일 중부 크파르사바에 위치한 메이어 메디컬 센터에서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크파르사바=AFP 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20일 중부 크파르사바에 위치한 메이어 메디컬 센터에서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크파르사바=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의 예방 효과가 백신을 두 차례만 맞았을 때보다 4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백신 추가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 보건당국의 발표 내용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개발도상국이나 빈국을 외면한 채 부스터샷 시행을 결정한 선진국들을 향한 “백신 불평등을 가속화시킨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 백신 싹쓸이를 통해 ‘보호막’을 한 겹 더 마련하려는 부국(富國)들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 줄 전망이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22일(현지시간) 부스터샷 접종 이후 열흘이 지난 사람들의 바이러스 감염 예방 효과가 2차 접종 완료자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병원 입원을 막는 데에도 5~6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비교 연구는 감염병과 보건 정책을 연구하는 이스라엘 국립 거트너연구소와 통계분석기관 KI연구소가 공동 수행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자문단도 지난달 “부스터샷이 감염·중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추가 접종을 권고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당시 자문단은 3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이 감염될 확률은 일반 접종자 대비 4분의 1, 감염된다 해도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은 8분의 1에서 6분의 1에 그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을 승인한 뒤, 같은 달 30일부터 60세 이상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를수록 바이러스 예방력이 떨어지는 데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달 18일부터는 접종 대상을 40세 이상으로도 확대했다. 지금까지 이 나라에서 추가로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전체 인구(930만 명)의 16% 수준인 150만 명이다.

이날 보건부는 구체적인 전체 연구 결과 자료를 공개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자국 국민들에게 세 번째 백신을 맞힐 채비에 나선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에 ‘그럴듯한’ 명분을 제공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동안 “추가 접종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선진국의 탐욕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백신을 타국에 기부해 달라”고 호소해 왔지만, 정작 현장에선 긍정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부스터샷 실시 결과를 참고하겠다던 미국 등으로선 나름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으나, 이로써 지구촌 ‘백신 불균형’ 현상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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