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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강행한 민주당발 '가짜뉴스'는? 허위사실 유포하고 '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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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명분은 “가짜뉴스로부터 국민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가짜뉴스 심판관' 역할을 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크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앞세워 정치인들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일은 자주 반복돼 왔다. 공인이 아닌 일반 국민이 무고한 피해자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발 가짜뉴스를 유포한 민주당 의원이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의원 개개인의 영향력은 언론 못지않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개인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1인 미디어 역할을 하지만, 이들의 가짜뉴스는 사실상 치외 법권의 영역이다. '가짜뉴스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9일 민주당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직후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은 “의결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나 황 장관에겐 허위사실 유포 전력이 있다.
지난해 9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 A씨를 황 장관은 거짓말쟁이로 몰았다. 민주당 의원이었던 황 장관은 A씨 실명을 페이스북에 공개했고, A씨의 언론사 제보를 “철부지의 불장난”이라며 모함했다.
A씨의 제보는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국민권익위원회도 A씨를 법적 공익제보자로 인정했다. 황 의원은 올해 문체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뒤늦게 사과했지만, A씨는 강성 여당 지지자들에게 '신상 털기' 공격을 당한 뒤였다.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의 일등공신은 법안 처리에 적극 협조한 열린민주당이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검찰과 짜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의 거짓 진술을 회유했다는 ‘검언유착’ 의혹을 앞장서 제기한 것이 최 대표다.
최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대표는 “이동재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넸다고 해라’ ‘유시민의 집과 가족을 털고 (유시민이) 이사장을 맡은 노무현재단도 압수수색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 전 기자에 대한 재판 결과 모두 허위로 드러났고, 최 대표는 기소됐다.
언론중재법상 국회의원의 발언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최 대표가 생산한 가짜뉴스엔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북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 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이 일 때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530개 문서 목록 중에 220여 개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서임이 밝혀졌다”고 단정적으로 썼다. 산업부가 “박근혜 정부 때 문서가 아니다”라고 바로잡자, 윤 의원은 “추론이었다”며 발을 뺐다. '물타기'를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거셌지만, 윤 의원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올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특혜 분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내 거짓으로 밝혀졌다. 정 부회장은 해당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것이 아니라 선분양자에게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발 가짜뉴스가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면책특권이라는 '방탄 조끼' 때문이다. 헌법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은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적시하고 있다. 의원들의 정부 견제·비판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지만, 최근엔 무책임한 폭로를 일삼는 의원들에게 남용되고 있다.
미국, 독일, 스웨덴 등 의회주의 선진국에선 국회의원의 발언에 면책특권을 부여하면서도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특권을 제한한다. 2016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엉뚱한 사람을 성추행 전력자로 지목한 사건 이후 국내에서도 면책특권 제한이 잠시 논의됐으나 흐지부지됐다. 국회의원의 거짓말을 징계하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역시 개점 휴업 상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은 면책특권 뒤에서 아무 이야기나 하면서 언론사의 가짜뉴스를 걸러내겠다고 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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