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수 주 내 새 정부 틀 공개... 서구 민주주의 아니지만 모든 사람 권리 보호할 것"

카불 공항 혼란 대해서는 "탈레반 책임 아냐"
민간인 피해 관련 "대원들 범죄 조사 중" 밝혀

2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미국 해병대원들이 탈출 안내 및 지원 작전을 펼치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사실상 점령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새 정부 모델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의 기준에 맞춘 민주주의가 아닐 것이라면서도 모두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대강을 설명했다. 이르면 수 주 내 새 정부 형태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탈레반 소속 관리를 인용해 “법률과 종교, 외교 정책 전문가들이 앞으로 수 주 내에 새 정부의 틀을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새 정부의 틀이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니겠지만,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민간인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도 이 관리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탈레반 대원들이 민간인에게 저지른 일부 만행과 범죄에 대해 들었다”며 “법과 질서 관련 문제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황과 스트레스, 불안감을 이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우리(탈레반)가 책임을 지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리는 피난 인파가 몰리며 혼란에 빠진 카불 국제공항에 대해서 탈레반의 책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구 국가들은 좀 더 나은 대피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이전 아프간 지도자들 및 민병대 지도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의 우호적인 철수를 보장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전날 “탈레반이 지속적으로 화합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억압적인 통치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가의 미래에 절망을 느낀 수천명이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으로 달려갔고 공항의 혼란을 지속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