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세균 "이재명? '말'만 있지 '내용'은 글쎄..."

입력
2021.08.23 14: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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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대선주자 인터뷰]
"쇼한다고 지지율 오르겠나,
정세균스럽게 실력으로 승부"


정세균 전 총리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대권을 향해, 정세균스럽게 꾸준히 가겠다"고 했다. 배우한 기자

정세균 전 총리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대권을 향해, 정세균스럽게 꾸준히 가겠다"고 했다. 배우한 기자

그야말로 화려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스펙' 얘기다. 6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지냈고, 국회의장까지 올랐다. 내각에선 산업자원부 장관과 총리를 맡았다. 쌍용그룹 평사원으로 입사해 상무이사로 퇴직, 실물 경제도 잘 안다. 스펙에 비해 높지 않은 지지율과 인지도는 정 전 총리의 고민이다.

"제가 가까이서 보면 '미인'인데 멀리서는 미인으로 보이지 않나 보다. 원래 '근거리 미인'이라..." 18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이내 웃음기 가신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 "지지율과 인지도만을 목표로 삼진 않겠다. 정공법으로 가겠다."

"갑작스러운 '쇼'는 안 한다... 정세균스럽게!"

정 전 총리는 "제가 그간 어떤 성과를 냈는지, 도덕적 흠결이 얼마나 없는지를 가까이서 지켜 본 분들은 저를 지지한다"고 했다. '최고의 대통령감'이라고 자부하는 자신의 '진면목'을 유권자들이 알아봐 주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이 깃든 발언이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은근한 견제도 덧붙였다. "멀리서 얼핏 보면 다른 분들이 멋있어 보이나 보다. 가까이서 보면 문제가 많은데..."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10월 10일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정공법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쇼를 한다고 지지율이 오르겠나. '정세균스럽게' 할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스럽다'는 "정책과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나는 가는 자리마다 큰 성과… 이재명? 내용 없는 성과"

정세균 전 총리. 홍인기 기자

정세균 전 총리. 홍인기 기자

정 전 총리는 스스로 어떤 자리에서든 걸출한 성과를 내왔다고 자부했다. "국회의원 시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만들었다. 산업부 장관 때는 '수출 3,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복지'도 처음 실천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회가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게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당 대표 시절엔 전국단위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정 전 총리는 스스로를 앞세우거나, 타인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인터뷰를 하면서는 달랐다. 민주당 다른 대선주자들과 자신의 성과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잘라 말했다. "비교 자체가 말도 안 된다. 같은 저울에 달면 안 된다." 경기지사·성남시장으로서의 실적을 내세우는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말만 있을 뿐, 내용으로 뒷받침되는 것 같지 않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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