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국민의힘... ①비전발표회 ②선관위원장 ③역선택룰 '곳곳에 뇌관'

입력
2021.08.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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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대표의 녹취록을 둘러싸고 한바탕 집안싸움을 벌인 국민의힘이 또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향후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한 일정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을 책임질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당 지도부와 각 대선캠프의 생각이 제각각이고,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조항 여부를 두고도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갈리고 있다. 오는 25일 대선주자들의 비전발표회를 앞두고도 각 주자들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비전발표회 참석 두고 벌써부터 신경전

당내 대선주자들의 비전발표회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힘겨루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절충안이었다. 당초 경선준비위원회는 정책토론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 대표가 한발 물러섰다. 형식을 토론에서 비전 발표로 바꾸면서 대선주자들의 부담을 줄였고, 주자들이 불참해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발표회를 닷새 앞둔 20일부터 참석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이 비전발표회에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이날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이 무섭고 토론회도 무섭고, 이러실 거면 대통령 선거에 왜 나오셨느냐"고 직격했다.

비전발표회 참석 여부에 확답하지 않던 윤 전 총장 측은 회의 끝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장제원 총괄실장은 "발표회는 전례도 없고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의 화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어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했다.

선관위원장은 親이준석 인사?

경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을 두고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당초 경준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에게 선관위원장을 맡길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와 가깝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 주자들과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서 의원은 이날 경준위원장에서 사퇴하며 "후보 캠프의 오해와 억측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받는 처지에 선관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황우여 전 대표와 정홍원·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병국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명된다. 그러나 최종 인선 권한이 있는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 간 조율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만약 이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임명하려고 할 경우 이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불만이 큰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주자 간 이해관계 갈리는 역선택 방지조항

앞서 이 대표와 경준위는 당 경선에서 진행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영입 주자인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은 반대하고 있다. 특히 최 전 원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농락당할 처지에 놓였다"며 반기를 들었다. 윤 전 총장 측도 내심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당내 전통주자들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당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대선 경쟁력을 평가받을 수 있고, 특히 중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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