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겨우 탈출했는데… 5세 난민 아동, 英 호텔서 추락사

입력
2021.08.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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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위원회, 난민 수용시설 점검 촉구

18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서 전 아프가니스탄 통역사들이 영국군을 도운 자국민들의 대피 지원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18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서 전 아프가니스탄 통역사들이 영국군을 도운 자국민들의 대피 지원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영국에 막 도착한 난민 아동이 호텔에서 추락사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영국 셰필드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다섯 살 아프간 난민 남자아이가 전날 오후 9층 방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아이는 창문에 바짝 붙어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고장 난 창문이 활짝 열리는 바람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프간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으로, 탈레반의 보복을 피해 아내와 세 아들, 두 딸을 데리고 15일 영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일어난 호텔은 영국 정부가 아프간 난민을 위한 임시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난민위원회는 난민 수용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며 영국 내무부에 긴급 점검을 촉구했다. 엔버 솔로몬 난민위원회 최고책임자는 “이것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아프간에서 온 난민 가족들에게 모든 지원을 하고 적절한 숙소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리 폭스 셰필드 시의회 의장도 “정말 충격적이고 형용할 수 없이 슬픈 일”이라며 “의회는 가족들에게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아프간 난민을 매일 1,000명씩 총 2만 명을 영국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현재까지 영국인 306명과 아프간인 2,052명을 영국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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