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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전세계와 우호적 관계 원해”, 미국 이어 러시아도 “인정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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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차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물론이고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인 러시아조차 “아프간 권력 교체를 승인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일(현지시간) 아프간 뉴스 통신 아리아나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독립기념일 기념식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원한다. 우리는 어떤 나라에도 적대적이지 않다”고 공언했다. 또 “아프간이 또 다른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포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해 달라”며 “지금을 아프간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보복하지 않겠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의 잇단 대외 발언은 국제사회로부터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러시아조차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데 유보적인 입장이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공식 인사들은 아프간 권력 교체를 승인하는 어떠한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단지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고 난 뒤에 조성된 객관적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앞서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일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탈레반은 국제사회에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받기를 스스로 원하는지를 두고 일종의 존재론적 위기를 겪는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반대했다.
탈레반이 이미 잔혹했던 과거 집권 당시로 회귀했다는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여성 아프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폭행뿐 아니라 서방국에 협력한 아프간인 명단을 확보해 이들에게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엔 보고서도 공개됐다. 보고서를 공개한 뉴욕타임스(NYT)는 서방국 협력자들을 보복하지 않겠다는 탈레반의 거듭된 공개 약속이 거짓이라는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의 방해로 공항 접근도 어려워지고 있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후 현지에서 탈출한 사람은 약 6,400명에 불과하며, 미국은 하루 5,000~9,000명씩, 이달 31일까지 후송 작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이날 자국민과 러시아 국적의 아프간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특별기를 카불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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