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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최일선에 지휘관 부재… 지자체 “보건소장 맡을 의사 어디 없소”

입력
2021.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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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양평 수차례 공모에도 지원자 없어
우려했던 보건소장 공백 사태 이어져
박봉에 업무 과중… "정부가 신경 써야"

경기 포천시보건소. 이종구 기자

경기 포천시보건소. 이종구 기자

“보건소장을 맡을 의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일선 지자체들이 보건소장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급여 수준이 일반 병원보다 낮은 데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업무가 크게 늘어 의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경기 포천시는 10일 보건소장(개방형 4급) 임용시험 재공고를 냈다. 지난해 5월 19일과 올해 4월 1일과 26일 세 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모집 대상인 의사 면허 소지자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아 네 번째 공모에 나선 것이다. 이 와중에 보건소장 공백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의사 출신인 전임 보건소장이 6월 말 정년 퇴임하면서 2개월 가까이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평군도 17일 세 번째 보건소장 모집 공고를 냈다. 7월 1일과 8월 10일 두 차례 공모에선 지원자가 하나도 없었다. 양평보건소장 역시 한 달 넘게 공석 상태다.

두 지자체 모두 직무대행 체제로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을 지휘해야 할 보건소장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지역 내 우려가 크다.

의정부시는 5월 7일과 26일 2차례 보건소장 모집 공고를 내고도 적임자를 찾지 못하자 결국 보건 직렬의 5급 과장을 보건소장으로 승진시켰다. 지역보건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군·구 보건소장(4급 서기관)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을 임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보건·간호·의무 직렬의 공무원 임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천, 양평 등 규모가 작은 지자체는 4급 서기관 승진 연한(5급 4년)을 채운 직원이 없어 자체 승진도 어려운 형편이다.

'의사 보건소장' 구인난은 경기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북 울진군, 대구 동구, 광주 서구 등 전국 곳곳에서 보건소장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유행으로 감염병에 전문 지식을 갖춘 의사들을 보건소장으로 영입하려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인력난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지자체 안팎에선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양평군 관계자는 “보수는 적은데 업무는 과중하고 책임까지 져야 하다 보니 의사들이 보건소장에 지원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사명감만 요구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한 의사 출신 보건소장은 “공무원 직급 형평 문제로 급여를 대폭 올려주기가 어렵다면, 정부가 예방의학이나 지역사회의학 전공자를 육성해 의사 자격 취득 후 몇 년간 보건소장을 의무적으로 맡게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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