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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황교익, 공직 맡기 부적절하다

입력
2021.08.20 04:30
27면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황교익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황교익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친일 공방이 발단이었으나 황씨의 막말 대응이 논란을 더 키웠다. 황씨는 능력으로 확보한 자리라고 항변했는데, 비판에 대응하는 태도 역시 공공기관 사장의 자질임을 자각해야 한다. 이 전 대표가 19일 사과를 표명하고 황씨가 "나도 지나쳤다"며 수습했지만 황씨의 자격에 대한 회의가 이미 깊다. 이재명 캠프 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이 이날 촉구한 대로 황씨가 자진 사퇴하기를 바란다.

우선 이 전 대표에게 대선 경선 수준을 한참 끌어내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관광 트렌드에 음식 여행이 핵심이고 황씨가 절차상 하자 없이 내정된 것을 감안하면, 그를 무자격자로 몰아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은 인사라고 단정한 것은 무리가 있다. 과거 황씨가 이 지사의 형수 관련 막말을 “이해한다”고 말했더라도 그렇다. 더욱이 이 전 대표 측이 “도쿄 오사카 관광공사 사장에 어울린다”고 비판한 것은 이 지사까지 한꺼번에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하겠다는 의도인 게 뻔하다. 적통, 지역 갈등에 이어 친일까지, 국민의 삶이나 미래 비전과는 무관한 논쟁으로 경선을 끌고 가는 그의 얕은 선거 전략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씨가 공사 사장 자리에 적절한지 의문이다. 그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 “정치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 등 도 넘는 막말을 쏟아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를 지적하자 "정치권력이 시민에게 한 막말은 대수롭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칼럼니스트가 아닌 공직 내정자로서 검증받는 것이고 이런 막말은 결격 사유다. 평소 정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 탓에 안 그래도 호불호와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매번 감정적으로 대응하려는지 우려된다. 인사청문회에서 전문성으로 불식시키면 좋았을 일이다. 황씨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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