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민의 B:TS] 'F&B 사업' 뛰어든 대형 기획사들, 기대 이뤘나?

입력
2021.08.19 17:33
국내 대형 엔터사들의 F&B 사업은 순항 중일까.사진은 JYP의 유기농 카페 '소울컵'과 하이브의 베이커리 브랜드 '뱅앤베이커스'의 대표 상품 에그타르트. JYP, 하이브 제공

국내 대형 엔터사들의 F&B 사업은 순항 중일까.사진은 JYP의 유기농 카페 '소울컵'과 하이브의 베이커리 브랜드 '뱅앤베이커스'의 대표 상품 에그타르트. JYP, 하이브 제공


편집자주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F&B(Food and Beverage) 사업 도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소속 아티스트의 활용도가 높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 부문으로서 F&B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엔터사들의 구미를 자극해 왔다.

F&B 사업의 경우 타 사업 부문에 비해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과 국내외 팬들을 통한 탄탄한 소비층 확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 역시 사업 다각화에 있어 매력적인 지점이었다.

그리고 현재 소위 'K팝 대표 기획사'로 불리는 대형 엔터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F&B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지속적인 적자로 자본 잠식율이 높아지며 노희영 YG푸즈 대표에게 F&B 계열사(YG푸즈)를 매각한 YG엔터테인먼트가 발을 빼면서 지금 F&B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엔터사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HYBE)다. 과연 이들의 F&B 사업은 기대처럼 순항 중일까.

SM

SM의 외식 및 외식프랜차이즈 사업 계열사인 SM F&B DEVELOPMENT(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는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며 SM그룹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청담 SMT HOUSE의 내부 모습. SM C&C '유리한 식탁' 캡처

SM의 외식 및 외식프랜차이즈 사업 계열사인 SM F&B DEVELOPMENT(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는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며 SM그룹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청담 SMT HOUSE의 내부 모습. SM C&C '유리한 식탁' 캡처

최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이 불거지면서 덩달아 대두된 것은 SM의 자본잠식 문제였다. 현재 SM이 계열사들의 지속적인 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중에서도 외식 및 외식프랜차이즈 사업 계열사인 SM F&B DEVELOPMENT(에스엠에프앤비디벨롭먼트)는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며 SM그룹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SM 라이프디자인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비컨홀딩스(SM 식음료 사업 부문) 역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 중이다.

SM은 지난 2008년 다른 엔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F&B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었다. 2008년 SM F&B DEVELOPMENT를 통해 한식 레스토랑을 론칭했지만 경영난으로 2011년 폐업했고, 2012년에는 캐주얼 레스토랑을 선보였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또 다시 실패의 쓴 맛을 봐야했다.

하지만 SM의 도전은 계속됐다. 2016년 SM F&B DEVELOPMENT는 청담동에 복합외식공간 'SMT HOUSE (구 SMT SEOUL)'을 오픈하고 현재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수익은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SM F&B DEVELOPMENT는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누적 매출이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누적 적자는 211억 원에 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또 지난 2019년에는 53억4,274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SM F&B DEVELOPMENT는 'SMT SEOUL'의 브랜드 명을 'SMT HOUSE'로 변경하고 전면 리뉴얼을 실시하며 재기를 꾀했다. 과거 SMT SEOUL의 내부 모습. SMT SEOUL 제공

SM F&B DEVELOPMENT는 'SMT SEOUL'의 브랜드 명을 'SMT HOUSE'로 변경하고 전면 리뉴얼을 실시하며 재기를 꾀했다. 과거 SMT SEOUL의 내부 모습. SMT SEOUL 제공

F&B 사업을 부활시키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SM F&B DEVELOPMENT는 'SMT SEOUL'의 브랜드 명을 'SMT HOUSE'로 변경하고 전면 리뉴얼을 실시함과 동시에 2018년 멕시칸 다이닝과 중식당 외식 브랜드를 인수하며 해당 브랜드를 이끌어 온 전문경영인 유성호 대표를 영입하며 새 도약을 꾀했다.

그러나 외식 사업을 진행 중인 자회사들의 상황은 기대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못했다. 이미 상당한 적자를 기록해 온 SM F&B DEVELOPMENT 뿐만 아니라 비컨홀딩스 역시 에스엠라이프디자인이 적자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에스엠라이프디자인의 지난해 적자는 30억 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됐지만 외식 사업부문에서 큰 적자를 기록하며 순손실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 1분기 역시 비컨홀딩스의 적자는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SM이 올 상반기 900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905만 장)에 근접하는 성과를 올렸음에도 SM F&B DEVELOPMENT, SM라이프디자인 등 계열사들의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로 이어지며 외식 사업 부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SM의 지속적인 자본잠식으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해서는 일부 계열사를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 속, 외식 사업 부문을 둔 SM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JYP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외식 사업의 매각 후 '유기농' 콘셉트를 내세운 카페 사업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소울컵'을 찾은 트와이스 지효의 모습. 소울컵 제공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외식 사업의 매각 후 '유기농' 콘셉트를 내세운 카페 사업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사진은 '소울컵'을 찾은 트와이스 지효의 모습. 소울컵 제공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외식 사업의 매각 후 '유기농' 콘셉트를 내세운 카페 사업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JYP는 과거 외식 사업에 진출해 JYP푸드라는 명칭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과거 본사인 JYP가 적자 난항을 겪으며 매각됐다. 이후 JYP에서 운영 중이던 청담동의 브런치 카페 역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외식 사업에 대한 JYP의 도전은 계속됐다. 그간 구내식당에서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유기농 식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던 JYP는 여기에서 파생된 유기농 카페를 론칭하며 다시금 도전의 싹을 틔웠다.

현재 '소울컵'은 롯데월드몰에서만 운영 중이다. 소울컵 제공

현재 '소울컵'은 롯데월드몰에서만 운영 중이다. 소울컵 제공

지난 2018년 이전한 JYP 신사옥에 1호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론칭을 알린 유기농 카페 소울컵(Soul Cup)은 이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2호점을 열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 등으로 지난해 7월 JYP 사옥 내에 위치한 1호점이 영업을 종료하며 현재 소울컵은 롯데월드몰에서만 운영 중이다.

JYP소울컵은 JYP의 아티스트와 팬들을 보다 가깝게 연결해주는 이색적인 체험형 카페를 지향하며, 크게 카페 공간, 커뮤니티 공간, 굿즈샵 등으로 구성됐다. 카페에서는 ‘필(必)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유기농 원재료를 사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친환경 생분해성 컵과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K팝 대표 엔터사의 카페답게 커뮤니티 공간을 이용한 팬미팅, 생일 축하 파티 등 팬들과의 소통형 행사 개최는 물론 굿즈샵 운영을 통한 부가 수익 창출 역시 이루어지고 있다.

2호점 오픈 후 갓 1년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 정확한 매출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JYP가 카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소울컵의 몸집과 수익은 보다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JYP는 '커피 전문점 및 카페 운영'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향후 소울컵의 점포 확대를 통한 카페 프랜차이즈 운영 신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JYP가 외식 사업 매각의 아픔을 딛고 카페 사업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지켜봄 직하다.

하이브(HYBE)

하이브(HYBE)는 현재 외식 및 푸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를 일궈 나가며 순항 중이다. 하이브 제공

하이브(HYBE)는 현재 외식 및 푸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를 일궈 나가며 순항 중이다. 하이브 제공

하이브(HYBE)는 현재 외식 및 푸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를 일궈 나가며 순항 중이다.

하이브가 택한 F&B 사업 아이템은 베이커리 브랜드다. 뱅앤베이커스(Bang&Baker's)는 하이브가 지난해 상표 출원한 베이커리 브랜드로, SPC삼립과 함께 메인 상품인 에그타르트 상품을 공동 개발해 지난 5월 오픈한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에서 오프라인 판매 중이다.

'하이브 인사이트'를 방문하더라도 누구나 에그타르트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는 에그타르트의 짧은 유통기한 등을 이유로 하루 500개 한정 판매를 실시했고, 구매처와 구매 가능 개수의 희소성에 힘입어 연일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SSG닷컴은 19일부터 뱅앤베이커스의 신상품인 '버터쿠키, 아쿠아웨이브(프리미엄 생수) with BTS'를 통한 2차 한정 판매를 실시한다. 하이브 제공

SSG닷컴은 19일부터 뱅앤베이커스의 신상품인 '버터쿠키, 아쿠아웨이브(프리미엄 생수) with BTS'를 통한 2차 한정 판매를 실시한다. 하이브 제공

'하이브 인사이트'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뱅앤베이커스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SSG닷컴과 손잡고 온라인 한정 판매 프로모션에 나선 것이다.

하이브와 협업에 나선 SSG닷컴은 지난달 뱅앤베이커스의 대표 상품인 에그타르트와 티 드링크를 한정 판매하며 완판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한 브랜드 경쟁력을 확인한 뱅앤베이커스는 이번엔 신상품 '버터쿠키, 아쿠아웨이브 with BTS'를 통한 2차 한정 판매에 나서며 오프라인 판매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덜 예정이다.

이들의 협업은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이브의 경우 오프라인 한정 판매를 넘어 향후 판매 플랫폼 확장을 통한 사업 확대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는 성과를 거뒀고, SSG닷컴은 하이브와의 협업을 통해 MZ세대 내 플랫폼 인지도 향상과 유입 증가라는 파생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낸 뱅앤베이커스를 향한 기업들의 컬래버·판매 유치 전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홍혜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