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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말 오간 폭탄 '황교익 논란'... 여권 인사들의 해법은

입력
2021.08.19 13:30
수정
2021.08.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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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윤건영 의원 제안
"득되는 후보 아무도 없어, 논란 빨리 정리해야"
유인태 "이재명, 민감한 시기라 인사권 자제해야"
이재명 측 "내부에선 '황교익 자진 사퇴' 공감해"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가 7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유튜브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가 7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유튜브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와 이낙연 캠프 사이의 공방이 감정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여권 인사들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싸움인 만큼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낙연 캠프가 황 내정자에게 '보은 인사', '도쿄·오사카관광공사' 등의 표현으로 과한 싸움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이재명 경기지사도 인사권을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이란 민감한 시기에 인사권을 신중하게 행사하지 않은 이 지사와 도가 넘는 공격을 한 이낙연 캠프, 거친 표현으로 대응한 황 내정자의 처신 모두 잘못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이 전 대표 측인) 신경민 전 의원이 '오사카나 도쿄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적합한 분'이라며 먼저 거칠게 나왔다"며 "쓸데없는 소리를 냈는지 모르겠다. 황교익씨가 대중적인 인기도 있는 분인데 그런 프레임을 씌운 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치권에서 보은성 인사로 공격하는 건 적절하지 못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유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방송인 자니윤을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한 것을 사례로 들며 "선출직이 하는 인사는 거의 다 보은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인사도 보은성 인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출직은 보은성 인사만 해 온 사람들인데 그런 얘기는 하는 게 아니다. 정치하는 사람끼리 서로 건들면 안 된다"며 "그 사람이 그중에서 가장 공정하고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해 보은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인태 "황교익 싸움닭 대응 잘못… 이재명에게 부담"

5월 10일 유인태 국회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이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 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월 10일 유인태 국회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이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정치의 모색' 정치 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총장은 황 내정자에 대해선 "지명한 사람 못지않게 싸움닭이다. 대응 방식이 선을 넘었다"며 "저렇게 나오면 자기를 지명한 이 지사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간다"고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이 지사가 '지사 찬스'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선 국면을 고려해 인사권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 인사권을 아무 문제 없이 한 게 무슨 문제냐고 이 지사 측은 항변할지 몰라도 가능하면 지사 찬스란 말은 듣지 않게 처신하는 게 옳았다"라며 "이 지사가 지금 대선 경선 후보이기에 인사권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전 총장은 '황 내정자 공방이 누구에게 더 득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별로 득실이 없을 것이다. 빨리 정리하는 게 좋다"며 "결국 당 전체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윤건영 "선 넘은 싸움… 주자들은 선이 어딘지 알 것"

지난해 10월 8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10월 8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황교익 논란'을 서둘러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선 국면에선 싸우더라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중요한 건 하루라도 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라는 게 설전, 설화는 당연하지만, 상처를 줘선 안 된다"며 "싸우는 내용이 국민의 삶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것인가, 또는 민생을 돌볼 것인가로 가는 게 정부·여당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 지사가 내정 철회하는 순간 이낙연 캠프에서 인사 문제를 인정했다고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후보들의 기본 소양을 믿는다. 이낙연 후보도 이번 일에 대해 당신이 직접적으로 나서서 말씀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분들이 지켜야 할 선이 어딘지 충분히 알고 계시기에 극복 가능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황교익, 임명권자 위해 용단해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앞에서 열린 가짜 독립유공자 친일 행적 최재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 후보를 향해 친일 의혹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앞에서 열린 가짜 독립유공자 친일 행적 최재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 후보를 향해 친일 의혹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재명 캠프에서 황 내정자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선을 넘었다며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어제 (황 내정자가)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한 발언은 어느 누구도 공감을 주지 못하고 선을 심하게 넘은 발언"이라며 "캠프 내부 인사 대부분의 생각이 (황 내정자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수준에 와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황 내정자는)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한 꼴이다. 황교익 리스크를 더는 당원이나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 용단이 필요하다"며 말했다.

안 의원은 이 지사에게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황교익 리스크는 이 지사에게 굉장히 부담된다"며 "이 지사는 원칙과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해 30일 (황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제가 만약 이 지사라면 임명 철회를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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