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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퍼펙트 스톰'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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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사에서 "한계기업·자영업자의 부실 확대 가능성,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자산의 가격 조정 등 다양한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소위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도 퍼펙트 스톰이 올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각국 정책 당국은 과감한 재정·통화정책으로 극복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각 경제주체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부실해졌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2008년 76%에서 2020년에는 13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GDP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57%에서 119%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계부채 비율이 71%에서 104%로 크게 늘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부채에 의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가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과 양적 완화에 따른 통화 공급 급증으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금리는 적정 수준에 비해서 지나치게 낮다. 채권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의미이다. 주식시장에도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생성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버핏지수'이다. 올해 3월 말 미국 GDP 대비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31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52년 이후 장기 평균이 107%였고, 정보통신혁명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던 2000년에 210%였다. 정도의 차이이지 다른 나라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했던 주택가격 동향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집값도 급등했다. 올해 1분기 OECD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9.4%로, 1989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에 비해서는 53.4%나 상승했다.
부채에 의한 성장과 자산 가격의 거품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한 재정정책과 더불어 적극적 통화정책이 경제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 부작용은 부채 급증과 자산 가격 급등을 포함한 금융불균형 심화이다. 여기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대부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목표는 금융안정과 물가안정에 있다. 통화정책 전환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각국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화공급 규모를 줄이고 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통화정책 방향이 전개될 것이다.
문제는 불균형이 균형으로 가는 과정에서 연착륙할 수 있는가에 있다. 역사를 보면 주가 등 자산 가격에는 연착륙보다는 경착륙이 더 많았다. 주가는 오를 때 경제 기본여건을 과대평가했고, 떨어질 때 과소평가하면서 급락했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에서 그런 모습이 나타났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한국의 금융시장을 '탄광 속 카나리아'라 한다. 탄광에서 유독가스가 나오면 먼저 쓰러져 위험을 알렸다는 새가 카나리아이다.
세계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중간중간 성장통을 겪는다. 자산 가격 거품 붕괴와 더불어 부채 문제가 드러나면 글로벌 경제는 전례 없는 '퍼펙트 스톰'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발생 확률이 낮다 하더라도 대비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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