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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아기 위해 메달 기부한 선수가 불러온 '선한 나비효과'

입력
2021.08.18 19:00
수정
2021.08.18 19:49

도쿄올림픽 창 던지기 은메달리스트 안드레이칙
8개월 아기 수술비 마련 위해 메달 경매에 부쳐
안드레이칙 "은메달보다 사람 목숨이 더 가치 있어"

폴란드 출신의 창던지기 선수 마리아 안드레이칙이 7일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창던지기에서 딴 은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AP 기타 외신

폴란드 출신의 창던지기 선수 마리아 안드레이칙이 7일 도쿄 올림픽 육상 여자 창던지기에서 딴 은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AP 기타 외신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자신의 메달을 경매에 부친 사연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도쿄올림픽 여자 창던지기 은메달리스트인 마리아 안드레이칙(25·폴란드)모국인 폴란드의 8개월 된 남자 아기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고 전했다.

안드레이칙은 6일 도쿄올림픽 여자 창던지기에서 자신의 첫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보름도 채 안 돼 기부를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도 수술비를 모으는데 돕고 싶다"면서 "아이의 수술을 위해 내 올림픽 은메달을 경매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경매에 오른 은메달은 폴란드 슈퍼마켓 체인인 '자브카'가 12만5000달러(약 1억4,600만 원)에 낙찰받았다. 자브카가 제출한 낙찰가로 치료비가 마련됐고 아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의료센터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안드레이칙은 폴란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달은 단순히 하나의 물질이지만 누군가에겐 더 훌륭한 가치가 있다"면서 "이 은메달이 옷장에서 먼지가 쌓이는 것보다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데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달도 다시 돌아왔다. '자브카'는 낙찰가를 낸 후 메달을 다시 안드레이칙에게 돌려주었다. 좋은 뜻으로 은메달을 경매에 부쳤던 안드레이칙은 아이도 돕고 자신의 메달도 되찾을 수 있었다.

그의 메달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드레이칙은 5월 유러피안컵에서 딴 금메달을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위해 기부했다.

이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안드레이칙 자신도 큰 병을 앓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7년 어깨 부상을 당했고, 2018년에는 뼈에 종양이 생기는 뼈암 진단을 받았다.

안드레이칙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메달 기부 결정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면서 "밀로섹 말리사란 이름의 생후 8개월 된 아기는 내가 5월 기부했던 소년과 같은 심장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아기는 수술이 필요하고 내 은메달을 경매에 부치는 것은 수술비 마련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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