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의 이낙연 비판에 '불고기'와 '야키니쿠'가 등장한 까닭은

입력
2021.08.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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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된 황교익씨
"'불고기 日야키니쿠에서 왔다' 발언한 적 없어"
"일베가 만든 친일 프레임을 공격에 쓰는 이낙연"
"이재명과 1년 전쯤 전화, 공적 자리서 보는 게 전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사진은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노무현과 바보들'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내정자. 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가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사진은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노무현과 바보들'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내정자. 연합뉴스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이재명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18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줄임말)들이 만들어 놓은 '친일 프레임'을 그대로 말하는 이낙연씨는 일베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히려 이 전 대표가 친일 행태를 보였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며 자신을 공격한 이 전 대표에 대한 분노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황 내정자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에서 일을 하고 정신적인 동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적들이 던진 프레임으로 저를 공격한다는 게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 짐승이나 이런 일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황 내정자가 전문성과 적합성에서 모두 떨어진다고 했다. 신경민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은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둔한 보은 인사라고 비판하며 "일본 오사카관광공사 사장에 어울린다"고 비꼬았다. 이에 황 내정자는 "이 전 대표는 일본 총리에나 어울린다"고 반박하며 양측의 감정 싸움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황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지지자인 자신을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이 전 대표에 대한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정치판이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데라고 해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얼마나 화가 났으면 내가 이낙연씨보고 일본 총리 하시라고 하겠나. 흥분돼 말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낙연, 일본 왕을 천황이라고 말해…日총리나 하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황 내정자는 맛집 소개 예능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해 친일 프레임을 얻었다고 했다. 친일 프레임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온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일베와 보수 세력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일 프레임에 갇히게 된 '한국의 불고기는 일본 음식인 야키니쿠에서 유래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일베들이 제 말을 자르고 비틀어서 만든 프레임"이라며 "그 말을 그대로 한 이낙연씨는 일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낙연씨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캠프 사람들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며 "이낙연씨는 저한테 인격적 모독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황 내정자는 오히려 이 전 대표가 친일적 행태를 보였다고 했다. 그는 "이낙연씨의 경력을 보면 일본통"이라며 "일본 왕을 천황이라고 호칭했고, 일본 정치인의 드레스 코드인 연미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 심사과정 아주 객관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내정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 심사 과정이 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중앙대 선후배 사이지만, 이 지사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서류를 냈고 면접을 보러 갔다. 심사위원이었던 KBS PD 한 분이 저한테 '면접을 하면서 황 선생님과 정치적으로 의견이 다른 분도 최종에서 황 선생님을 택했다'고 말했다"며 "연줄이 작용하지 않았고 아주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와는) 몇 번 얼굴을 봤다. 어떤 분들은 관사에 초청돼 밥을 먹었다는데 나는 부르지도 않았다"며 "1년 전쯤 전화 한 번 한 적이 있고, 공적인 자리에서 가끔씩 보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황 내정자는 이 지사 측이 사퇴를 요청해도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선거판이 네거티브로 혼탁해져 있는데 제가 없어지면 네거티브가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 전 대표 측은 어떤 식으로든 네거티브를 할 것이다. 저는 희생양이 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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