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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감염에 다시 뚫리는 요양시설... 전문가들 "가을부터 부스터샷 해야"

입력
2021.08.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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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전시의 한 노인전문병원 면회실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놓여 있다. 대전=연합뉴스

11일 오후 대전시의 한 노인전문병원 면회실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놓여 있다. 대전=연합뉴스

“다시 3차 대유행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무서워요. 어떤 병원들은 이제 입원도 안 받으려고 해요.,”

17일 서울 구로구 미소들요양병원의 윤영복 원장이 전한 요즘 요양시설들 분위기다. 지난해 코로나19 3차 대유행 당시 요양시설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했다.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이 몰려 있다보니 일어난 현상이었다. 미소들요양병원만 해도 누적 확진자가 무려 2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최우선적으로 진행되면서 요양원은 한동안 잊혔다. 사망자는 물론, 감염자가 더는 나오지 않아서다.

요양원, 돌파감염에 뚫리고 있다

요즘 들어 이 분위기가 슬슬 바뀌고 있다. 서울, 경남, 부산 등 전국의 요양병원에서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해서다. 방역당국은 부랴부랴 면회 금지에다 요양병원·요양원 종사자에 대한 주 1회 진단 검사까지 부활시켰다. 이런 내용은 지난 3차 대유행 때의 처방이었다.

요양원, 요양시설이 다시 뚫리고 있다.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돌파감염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7곳의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접종완료자(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자)의 돌파감염 비율이 평균 18.5%라고 밝혔다. 입소자와 종사자 중 83%가 접종완료자인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때문에 요양시설 입원자나 종사자에 대한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 원장은 “요양시설의 경우 2월에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했으니 반년이 넘어가면서 백신 예방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미국은 8개월 지난 시점에 부스터샷 추진

이미 미국에서는 부스터샷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흘러나온다. 가장 취약한 요양시설 관련자나 코로나19 최일선에서 뛰어야 하는 의료진에 대해 백신 접종 8개월이 지났으면 부스터샷을 맞히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부스터샷은 기존에 맞은 백신과 동일한 백신을 사용한다. 미국의 주력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기에 이 백신들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미 부스터샷 계획은 내놨다. 구체적으로 요양시설 입소자나 종사자에 대해 4분기(10~12월)쯤 맞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2월 26일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10월 중순부터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이 돌아오게 된다.

우리도 가을부터 교차접종으로 부스터샷 해야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가을부터 부스터샷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공급 일정이나 물량을 따져봤을 때 고위험군에 대한 2차 접종을 완료하고 난 후 최대한 빠르게 접종에 나서면 10~12월인데, 이는 결코 늦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문제는 접종 백신이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접종자들은 대부분 AZ 백신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백신 수급 상황 등을 봤을 때 하반기 우리나라 주력 백신은 아무래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라며 “AZ 백신 접종 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 시 면역반응이 좋은 데이터가 있는 만큼, 교차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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