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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다음은 대만” 中 으름장...대만 “부패한 아프간과 달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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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베트남, 오늘은 아프간, 내일은 대만.”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중국 매체와 인터넷에 온통 도배된 구호다. 동맹을 버리고 떠난 미국을 조롱하며 대만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대만은 “부패한 아프간과는 다르다”고 반박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아프간의 혼돈이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프간은 중국, 러시아, 이란을 견제하는 미국의 지정학적 요충지다. 아프간 개입 20년간 2,000명이 죽고 2만 명이 다쳤다. 미국이 퍼부은 돈만 2조 달러(약 2,348조 원)에 달한다. 대만의 전략적 가치도 이에 못지않다.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맥아더)”이라 불리며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요새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미군은 대만에 주둔하지도, 참전한 적도 없다. 군용기와 함정이 오갈 뿐이다. 중국이 허점으로 파고드는 부분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아프간과 달리 대만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다. 환구시보는 17일 “미국은 대만에 돈을 쓰기는커녕 무기 판매로 돈을 벌며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며 “아프간도 포기한 미국이 대만에 개입해 중국과 맞서며 막대한 대가를 치를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내친김에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적 능력과 정치적 의지를 깎아내리며 대만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뤼샹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은 중소국가들과 전쟁을 벌일 수는 있어도 더 이상 승리할 수는 없다”며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는 중국으로 아프간 병력을 재배치해봐야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하이둥 외교학원 교수는 “미국의 도주는 대만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경고이자 예고”라고 지적했고, 진찬룽 런민대 교수는 “미국이 동맹보다 자국 이익을 먼저 챙긴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매체와 정치권이 비슷한 우려를 쏟아내자 한껏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군사개입을 주저하면서 대만의 불안감이 커지고 중국만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해온 미 특수부대 그린베레 대령 출신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대만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 겁에 질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선전공세에 대만은 “섣불리 아프간과 싸잡아 비교하지 말라”고 발끈했다. 쑤전창 행정원장(총리 격)은 자유시보에 “대만이 먼저 내부적으로 혼란에 빠지지 않는 한 외부의 어떤 무력에도 맞설 수 있다”며 대만인의 단결을 과시했다. 랴오훙샹 전 국방대 교수는 “아프간 정부는 극도로 부패한 반면 대만은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면서 “대만은 아프간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만은 “미국은 믿을 수 없는 존재”라며 분열을 조장하는 중국에 대해 격렬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역으로 동맹의 힘을 강조했다. 호차오퉁 동투르크스탄협회장은 “미국과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은 모두 대만의 전략적 위상과 대만해협의 안정을 중시한다”며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건 잘못된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천치마이 가오슝 시장은 “대만은 민주주의국가 동맹의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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