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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에 100명이라는 아프간 정부군 실제론 10명...90명 월급 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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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전문 독립 PD로 유명한 김영미 PD는 미국의 예상과 달리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빨리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로 정부군에 만연한 부정부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PD는 16일 TBS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인터뷰에서 "아프간 군대가 서류에는 100명의 병사가 있지만 실제로는 한 10명만 있고 나머지 90명에 관한 건 월급과 기타 복지금을 누군가가 착복해 '서류상 군대"라며 "100명의 전력이 나와야 되는데 10명밖에 없으니까 탈레반이 왔을 때 당연히 전력 차이가 났고, 미국이 예측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탈레반이 점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당초 아프간에서 자국군이 철수해도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프간 정부군은 사실상 백기 투항했고 탈레반은 속전속결로 함락했다.
김 PD는 "아프간의 자립과 평화를 비는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원조금을 20년 동안 보내 한 나라가 자립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뿐만 아니라 정부 주요 인사들, 경찰계 높은 사람들, 법조계 등 탈출한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에 넣으니까 정상화가 안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계속 발을 빼고 싶어도 아프간이 정상화가 안 돼 뺄 수가 없었다"며 "아무리 돈을 집어넣어도 아프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니까 미국 내에서도 철군 여론이 굉장히 높아져 바이든 대통령이 결단했지만, 사실 굉장히 오랫동안 미국 정부는 탈레반과 평화회담을 했었다"고 말했다.
김 PD는 베트남전쟁 당시 철군 때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작년부터 탈레반과 꾸준히 평화회담을 해와 이미 관계 설정이 되어 탈레반이 미국인을 건드리거나 미국인을 상대로 어떤 전쟁 범죄를 저지를 것 같지는 않다"며 "어느 정도 안전대책을 이미 논의했고, 철수 준비 단계를 밟는 중이기 때문에 사이공 상황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다만 "관계를 설정하지 않은 그 외 국가들 중에는 불의의 사고가 있을 수 있다"며 "탈레반 쪽에서 봤을 때는 정부가 되면 외교관계도 신경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PD는 아프간 내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아프간 국민 입장에서 아프간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컸지만, 탈레반을 다 환영하는 건 아니다"며 "아프간 무장조직이 탈레반만 있는 게 아니라 헤라트 동부 쪽에 또 다른 군부 무장조직이 있어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아프간에는 탈레반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파슈툰족, 미국이 밀었던 타지크족 크게 2개 종족이 있다"며 "두 부족은 원래 내전 상태였고, 더 심한 내전 상태로 갈 수도 있는 불씨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아프간 전쟁으로 벼랑 끝에 몰릴 정도로 굉장한 타격을 입었던 탈레반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가장 문제가 되는 아프간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줘야지만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정부로서 인정받을 것이므로 이것이 핵심 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 전쟁 당시 미국이 여성 해방도 하나의 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터라 탈레반은 이미 여성 차별이나 학대를 가하지 않겠다라고 공표했다"며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옛날처럼 가혹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아프간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지역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도 있고, 아프간 쪽 탈레반에 합류한 신장 위구르 사람들도 많아 중국 입장에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할 거고, 탈레반은 이것을 갖고 앞으로 중국을 조종할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도 있다"며 "탈레반 정부와 중국이 굉장히 큰 핵심 관계가 되지 않을까"라고 예측했다.
김 PD는 세계 80개국을 넘나들며 수십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독립 PD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총탄이 오가는 분쟁지역 현장을 찾아 질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세계는 왜 싸우는가?' '사람이, 아프다' '평화학교' 등의 책도 펴냈다. 주간지 시사IN 편집위원, 한국독립PD협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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