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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산후 출혈 막는 자궁동맥색전술 10년간 성공률 95%

입력
2021.08.17 09:25
수정
2021.08.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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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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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은 태아의 생존ㆍ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자궁 내부 위쪽이나 옆쪽 등에 위치하는데, 태반이 자궁 입구 가까이에 계속 있어 태아가 나오는 길목을 덮고 있으면 ‘전치태반(前置胎盤ㆍplacenta previa)’이라고 한다.

전치태반은 분만 전후 많은 양의 출혈을 일으키며 호흡곤란이나 쇼크 가능성이 있어 산모와 태아를 위협한다. 분만 과정에서 과다 출혈이 예상되거나 분만 후 출혈이 지속되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자궁동맥색전술’을 신속하게 시행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산후출혈대응팀(원혜성ㆍ정진훈ㆍ이미영ㆍ김소연 교수)은 2011~2020년 전치태반으로 진단받은 고위험 산모에게 시행한 자궁동맥색전술의 성공률이 95%였다고 17일 밝혔다.

자궁동맥색전술은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카테터를 삽입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자궁동맥에 접근하고, 지혈제를 직접 주입해 혈관을 막는 시술로 합병증이 매우 적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지난 10년간(2011~2020년) 아기를 낳은 산모는 2만6,914명으로, 이 중 5%(1,312명)가 전치태반에 해당하는 고위험 산모였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전치태반 산모는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전치태반 산모 중 출산 후 출혈이 지속돼 자궁동맥색전술을 받은 산모는 108명이다. 이 중 자궁동맥색전술 이후 자궁을 적출한 6명을 제외하면 성공률은 94.4%로 나타났으며 출혈로 인한 사망은 없었다.

과거에는 수술실에서 전치태반 산모에게 제왕절개를 시행한 후 출혈이 많은 경우에는 혈관조영실로 이동해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했다. 이동 과정에 30분 이상 걸렸고, 이동 시간만큼 출혈량이 증가하고 많은 수혈이 필요해 산모 위험도 컸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산후출혈대응팀은 전치태반 산모의 출혈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와 자궁동맥색전술을 함께 시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혈관의 중재적 시술뿐만 아니라 외과적 수술이 가능하도록 혈관 조영 장비와 수술 장비를 모두 갖춘 첨단 수술실이다.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는 산부인과 의료진이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며, 영상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의 협진이 이뤄진다.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분만 전 전치태반 산모에게 카테터를 삽입해 시술을 준비하고, 분만 후 곧바로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은 실시간으로 산모의 활력 징후를 체크하며 안정적으로 수술과 시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장은 “전치태반 산모가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 제왕절개 수술과 자궁동맥색전술을 지체 없이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산모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러한 노력으로 전치태반 산모의 출혈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정진훈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분만 후 과다 출혈로 위험에 처한 산모가 발생하면 서울아산병원 산후출혈대응팀과 곧바로 연락해 자궁동맥색전술이 곧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핫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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