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삶 책임지는 정부는 위험"… 한목소리 낸 최재형·윤희숙

이례적 정책 대담... 新자유주의 국가관 공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윤희숙(가운데)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의 한 카페에서 '국민의 삶과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회자 서민 단국대 교수.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희숙 의원이 마주 앉아 정책 토론을 벌였다. 연대하지도 않은 대권 주자들이 얼굴을 맞대는 건 드문 일이다. 두 사람은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는 ‘신(新)자유주의적 국가관’에 한목소리를 내며 공감대를 과시했다.

최 전 원장과 윤 의원은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나 ‘국민의 삶과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사회는 서민 단국대 교수가 맡았다.

대담은 최 전 원장 측 제안으로 성사됐다.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라는 최 전 원장의 발언이 안팎의 공세를 받을 때 윤 의원이 적극 옹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윤 의원은 최 전 원장 주장을 “이번 대선의 가장 의미 있는 화두”로 평가하며 문재인 정부를 ‘전체주의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분이 있구나 싶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국가의 책임 범위 △규제 완화 △경제성장론 △시민단체 등 여러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대담이 끝난 뒤 최 전 원장 측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던 문 정부의 말은 거짓이었고,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는 게 두 주자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 국민 자율성을 보장하되, 사회적 약자와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을 집중 지원하고 돌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격자’ 입장인 윤 의원은 “치열한 경쟁 중”이라며 최 전 원장과 연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일부 주제에서 이견이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윤 의원은 “개별적 산업 정책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가 규제 완화에 더 적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점은 더 공격해야지’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