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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野합당 철수하고 제3지대 잔류... "판 깨지면 기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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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손잡기를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택했다.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아닌 제3지대에 남아 내년 3월 대선에서 반전을 쓰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안 대표는 16일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서 멈추게 됐다”며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양당이 합당 협상을 시작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3% 정도다. 국민의힘은 아쉬울 게 없다는 표정이다.
안 대표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①대선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박빙 승부가 되거나 ②거대 양당 선택을 주저하는 중도층이 이례적으로 커지거나 ③국민의힘이 대선주자를 새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안철수의 시간'이 다시 올 수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는 감정싸움만 남기고 중단됐다.
안 대표는 “작은 정당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도,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쾌해했다. 원내 의석수가 3개인 국민의당을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흡수하려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협상 실무를 담당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당의 지분 요구 등은 모두 수용한 상태였다"며 "통합 정당의 당명을 바꿀 건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할 건지 말고는 의견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합당이 무산됐다는 반박이었다.
안 대표는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내면서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그가 결국 대권을 향해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는 16일 “대한민국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겠다.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뒀다.
안 대표는 '실용'과 '중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몸집을 키울 채비를 하고 있지만, 앞날이 밝은 건 아니다. 영남과 호남, 보수와 진보가 맞붙는 대선에서 제3지대 대선주자가 힘을 받기는 극도로 어렵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하면서 제3지대에 대한 기대도 줄었다.
안 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득표율 21%를 기록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사실상 부재 중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안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에 무력하게 들어가는 것보다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거대 양당의 '51대 49' 승부가 되면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로 뜰 수 있다. 11월에 선출되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 대표가 보수 대선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여야 '빅2'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이 삐끗해 판이 크게 흔들리거나, 중도층이 '이재명도 윤석열도 끝내 아니다'라는 선택을 할 경우에도 안 대표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안 대표가 스스로 만드는 기회는 아니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안 대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과 손잡고 제3지대 파이 키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안 대표는 “국가 미래를 생각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만나 의논할 자세가 돼 있다”고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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