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표' 쟁탈전… 이재명 "청소년에 기본 생리대" 이낙연 "성평등본부 설치"

입력
2021.08.16 16:39
수정
2021.08.16 16:4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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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성 표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이지만,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온전한 1위가 아니다. 이에 ‘전 국민 육아휴직제’와 ‘여성 청소년 무상 생리대 지급’ 등 공격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대선캠프에 ‘성평등실천본부’를 설치하며 상대적 강점인 여성 지지율 지키기에 나섰다.

女心 공략 나선 이재명… ‘기본 생리대’ ‘전 국민 육아휴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5차 재난지원금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5차 재난지원금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이 지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이 안전하고 일과 돌봄 걱정이 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성평등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육아휴직 대상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만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데, 특수형태근로종사자(보험설계사ㆍ학습지교사 등)와 프리랜서, 비정규직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도 육아휴직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만 11~18세 여성 청소년들에게 연간 13만2,000원어치의 생리대를 제공하는 '기본 생리대' 공약도 내놨다. 또 경기도가 운영 중인 ‘공공산후조리원’을 전국으로 확대하겠고 했다. 이 지사는 "월경부터 산후조리까지, 건강할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스토킹 범죄를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여성 유권자는 이 지사의 취약지대다.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기관 4곳이 이달 9~11일 공동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지사 지지율(23%)은 이 전 대표(12%)를 크게 앞섰다.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이 지사(19%)와 이 전 대표(15%)의 지지율이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 때문이다.

이에 이 지사는 최근 ‘미투’ 운동 원조인 권인숙 민주당 의원, 백미순 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 등 페미니즘 최전선에 선 인사들을 영입하고, 이들을 주축으로 여성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미래본부’를 띄웠다. 이날 발표된 정책도 여성미래본부가 주도한 것이다.

대선캠프에 '성평등실천본부' 신설한 이낙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표도 여성 표심 공략에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 15일 성평등 정책을 개발ㆍ자문하기 위한 ‘성평등실천본부’를 대선캠프 안에 설치하고, 본부장에 가족법 전문가인 양소영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여성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지난달 11일 △데이트폭력 처벌 강화 △불법 촬영 근절을 위한 변형 카메라 구매 이력 관리제 도입 △스마트 여성안심 서비스 확대 등 ‘여성 안전 3종 정책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어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무료접종 연령을 확대(만 12세 이하→만 26세 이하)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유방암을 비롯한 모든 암을 겪은 여성들이 투병 이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복귀 국가책임제’를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 돌봄노동 지원 등과 관련한 공약도 공개할 것이라고 한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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