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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내리고, 병력 증파했지만...’ 아프간 굴욕에 美 바이든 비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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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한 15일(현지시간) 현지 미국대사관 성조기도 게양대에서 내려졌다. 미 국무부는 직원들이 대사관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동시에 아프간 내 미국인 철수 지원 병력을 다시 1,000명 증파해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나섰다.
미군 철군 최종 결정을 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안팎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4개월 전만 해도 9·11 테러 20주년에 맞춰 철군하겠다는 그의 결정에 미국 여론은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4월 철군 결정 발표 후 아프간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무너지면서 국내외 여론이 급격히 변하는 중이다.
미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탈레반이 이날 카불에 진입하자 미국은 아프간 주재 대사관에서 직원과 관리들을 대피시켰다”며 “이날 성조기도 카불 주재 대사관에서 거뒀다”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전만 해도 현지 미국인들을 72시간 내 대피시킬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대부분의 대사관 직원들은 카불 공항으로 이동했고 비행기를 이용해 다른 나라로 출국하기 시작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밤 “모든 대사관 인력이 현재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카불 공항)에 있다. 공항 주변은 미군에 의해 안전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무부ㆍ국방부 공동성명을 통해선 아프간 내 미국인은 물론 미국 특별이민비자 자격이 있는 아프간인 철수를 가속화하겠다고 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날 1,0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추가 배치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에 당분간 주둔할 미군 병력은 총 6,000명으로 늘어났다. 아프간 정부가 카불 대통령궁을 탈레반에 넘겨주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탈레반 병력이 카불 시내에 진입하자 군사 태세 강화 차원에서 병력을 늘린 것이다.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아프간 상황 비난은 쏟아졌다.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이날 미 CBS방송에 출연, “미 대사관이 대피하는 것을 보니 매우 끔찍하다. 이것은 바이든의 (1975년 베트남전쟁 때 함락된) 사이공 순간이다”라고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책임지고 사임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여기는 사이공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CNN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군이 국가를 방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그것(항복)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일어났다"고 당혹감을 인정했다.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트럼프ㆍ바이든 참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며 그들을 평화의 파트너라고 주장한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했고 바이든이 아프간을 포기하면서 미국의 굴복으로 끝을 맺었다”라고 꼬집었다.
휴가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교안보 참모와 화상회의를 했다. 이어 16일 백악관으로 복귀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철군 후 아프간 상황에 낙관론을 가졌던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은 워싱턴의 소통 단절을 보여준다"(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이 전화통화까지 하며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탈레반이 쉽게 카불을 장악했고 미국도 더 타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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